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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31일 17: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블랙박스 제조 전문기업인
앤씨앤(092600) (1,683원 ▲8원 +0.48%)이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로 제10회차 전환사채(CB)를 만기 전 상환하게 됐다. 이번 풋옵션은 앤씨앤의 최근 저조한 주가가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저조한 주가의 주요한 원인은 재무구조 악화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년 이상 영업적자가 이어진 데다 은행 차입 등을 통해 빌린 돈으로 회사 운영과 빚을 상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앤씨앤은 제10회차 CB 16억원을 만기 전 취득했다. 본래 만기일은 내년 7월31이지만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함에 따라 조기에 사채를 상환하게 됐다. 앤씨앤은 해당 사채를 장외매수 방식을 통해 자기자금으로 취득했으며 취득 후 채권등록을 말소시켰다. 이번 사채 취득으로 제10회 CB에 남은 사채 잔여분은 없다.
풋옵션이 발생한 제10회차 CB의 전환가액은 2038원으로 앤씨앤의 최근 주가를 한참 웃돈다. 최근 한달 간 앤씨앤의 주가는 1300원대에서 높게는 1400원대까지 올랐다가 1200원대까지 떨어진 모습이다. 31일 앤씨앤은 12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앤씨앤의 주가가 하락한 데는 재무구조 악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그간 CB를 발행하는 등 영업활동 외 다른 방식을 통해 회사를 운영해왔다. 그 결과 올 1분기 기준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382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은 165.4억원으로 43.3%에 달한다. 반면 회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0.3억원에 불과해 부채상환 여력이 떨어진다. 기타유동자산 30.1억원을 보태도 마찬가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고질적인 영업적자에 있다. 앤씨앤은 5년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며 적자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19년 마이너스(-) 116억원, 2020년 –119억원, 2021년 –152억원을 기록했다가 2022년부터 –321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3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
여기에 영업이익을 통해 이자비용을 갚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5년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39.26배, 2020년 –7.36배, 2021년 –5.39배, 2022년 –24.97배, 지난해 –19.99배로 모두 적정 기준인 1배를 한참 밑돈다.
이러한 상태는 현금흐름에도 드러나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쭉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상태다. 영업현금흐름이 3년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으로 판단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영업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자 회사는 매년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유입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앤씨앤은 지난 2020년 7월31일 제10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로 175억원을 발행했다. 당시 앤씨앤은 회사 운영과 채무상환, 그리고 타법인 증권 취득을 위해 해당 자금을 빌렸는데 표면이자율은 0.0%에 만기이자율도 0.0%로 이자율이 전혀 없었다.
이처럼 이자율이 0.0%인 경우 사채권자가 오로지 향후 주주가치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줬다고 볼 수 있는데 기대했던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는 이유는 만기가 오기 전에 원리금을 돌려받길 원해서다. 제10회차 CB 사채권자는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을 비롯해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이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