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번째 종투사, 대신증권 유력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3년 5월 혁신형 중소기업의 창업 및 성장과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 시 종합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국내 대형 증권사를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같은해 10월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고 내부통제기준 구비 조건을 갖춘 대형 증권사를 종투사로 지정하는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 중 열번째 종투사 후보로 대신증권이 꼽히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연내 종투사 자격 획득을 경영 목표로 설정했는데요. 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본확충의 일환으로 본사 사옥 매각에 나서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을지로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 사옥 대신343(구 대신파이낸스센터)은 건축연면적 5만3369.33㎡, 지하7층~지상26층 건물입니다. 사옥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이달 체결했습니다. 매각 가격과 조건 등은 이지스자산운용과 협의를 통해 정한 후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사옥 매각만으로 자기자본 요건을 맞추기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지난 2분기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2조1007억원인데요. 시장에서 평가하는 대신343의 가치는 약 6500~7000억원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자산으로 잡혀있는 부분과 사옥 매각가의 차익이 자기자본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시장가의 최대치인 7000억원으로 매각을 가정하더라도 매각 후에도 자기자본은 종투사 기준인 3조원에 못미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대신증권은 사옥 매각 외에도 당기순이익 유보와 국내외 보유 자산 재평가, 올해 벌어들일 수익 등으로 자기자본을 추가 확충할 전망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고 내년 상반기에 종투사 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종투사 지정 후, 사업 확대·규제 완화 기대
종투사 자격을 획득한 증권사는 사업 영역이 보다 확장됩니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지고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확대됩니다.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전담중개 업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합니다.
지난 7월 4일부턴 '외국환 거래 규정'이 개정으로 종투사들의 일반환전이 가능해졌습니다. 기존엔 증권사 환전업무는 '고객의 투자목적'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했는데요. 일반환전의 경우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가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은 경우에만 기업을 대상으로 예외적·제한적으로 허용됐죠.
제도가 개편되면서 종투사들은 개인과 기업을 불문하고 대고객 일반환전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도입 일정은 기획재정부, 감독당국과 협의해 각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예정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종투사로 지정을 받으면 신용공여 업무 확대와 PBS 등 사업영역 확대로 기존 비즈니스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며 "뿐만 아니라 환전업무 등 새로운 업무에 대한 규제 완화가 종투사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자기자본 확충을 결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교보증권 종투사 인가 목표…시기는 아직
교보증권도 종투사를 목표로 자본 확충에 나섰습니다. 최근 이사회에서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는데요. 발행가액 5070원, 보통주 4930만9665주를 발행해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합니다. 유증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고 신주 청약일은 오는 29일, 납입일은 30일, 상장예정일은 다음달 20일입니다.
교보증권 측은 향후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을 위한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분기 기준 교보증권의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1조6205억원인데요. 이번 유증으로 자기자본은 약 15.5% 증가한 1조8679억원이 될 전망입니다.
자기자본 몸집이 커졌음에도 종투사 기준인 3조원보다 1조원이 넘게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 종투사로 발돋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종투사 인가 조기 취득)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자본확층을 발판으로 각 사업 부문별 수익성을 극대화해 자기자본 상승의 가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