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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증권사 리서치, 3분기 실적전망 '체면치레'…신뢰 회복은 '난제'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5: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 2분기 삼성전자(005930) (72,800원 ▼700원 -0.96%) 실적 전망치에서 평균 괴리율 69.7%를 기록해 한 차례 불명예를 기록했던 증권업계 리서치센터가 3분기 실적예상에선 평균 괴리율을 대폭 줄여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하지만 증권사 리포트 내용 각 산업별 전망에선 아직 실제 결과치와 다른 전망을 내놓으면서 신뢰도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심 집중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13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67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9% 감소한 2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올해 첫 조 단위 영업이익이다. 시장에선 2분기 본격적으로 진행된 감산의 영향으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3조원대 안팎 적자로 선방했고,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이를 상쇄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역대급 실적 하락을 겪었던 2분기보다 대폭 개선된 실적에 시장도 환호했다. 지난 11일 실적 발표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 대비 4.52%까지 상승했고, 이날 6만8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리서치센터의 예상이 이번에도 정확한 전망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앞서 3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의 실적 전망은 수정의 수정을 거듭했다. 연초 증권업계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과 가격 반등을 예상하며 삼성전자가 3분기 7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전망치는 다시 수정돼 3조6000억원대로 낮아졌다가 9월 2조5000억원대로 다시 수정됐다.
 
지난 7월10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리포트를 낸 증권사는 총 19곳이다. 마지막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괴리율을 기록한 증권사는 놀랍게도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정확한 예측률을 보였던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지난 9월19일 발행한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조3940억원으로 예상했다. 해당 리포트에서는 삼성증권이 대규모 감산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부담과 가전부분의 실적 감소가 있을 것으로 진단해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분기 실적 전망에선 1000억원대 단위까지 맞춘 증권사는 없었다. 다만 다올투자증권(030210) (4,100원 0원 0.00%)과 하이투자증권이 각각 9월18일과 7월28일에 내놓은 전망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2조3000억원으로 전망해 가장 근접한 전망치를 기록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일까 시장 진단 실패인가
 
여의도 증권가 (사진=IB토마토)
 
이번 3분기 삼성전자 실적에서 증권업계 리서치센터는 이전 2분기 평균 괴리율 69.7%에서 22.4%로 전반적인 정확도 상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천편일률적인 전망내용과 삼성전자 이외 2차전지 등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종목에서의 사업 진단에선 여전히 실제 결과와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373220) (410,000원 ▼14,500원 -3.54%)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실적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액은 8조2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한 731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미국 GM으로의 배터리 공급량 증가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금액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3분기 영업이익에선 AMPC 금액이 2155억원 반영됐다. 지난 1분기 1003억원과 2분기(1109억원)의 두 배 수준으로 다만 AMPC 금액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515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5219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410,000원 ▼14,500원 -3.54%)과 GM이 합작한 미시간 단독공장은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이 기존 5기가와트시(GWh)에서 올해 20GWh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이어진 실적 호재로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증권업계 리서치센터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저조한 실적을 전망했다. 3분기 매출액 예상치는 약 8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6900억원이었다.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은 9월12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GM향 생산회복이 나타났으나 유럽 고객의 수요가 부진하고 생산 감소가 있었다며 3분기 5078억원 영업이익을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0월5일 발행한 보고서에 리튬 등 주요 메탈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하반기 수요둔화가 우려된다며 분기 영업이익 6911억원을 전망했다.
 
유튜버에게도 밀리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3분기에도 증권업계 리서치센터는 온전한 명예회복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얼마 전엔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던 인사가 증권사에서 강연을 열어 논란이 일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 9월14일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에서 박순혁 작가가 참석하는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서 박 작가는 지난 5월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이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발간한 후 언론과 유튜브를 통해 "해당 보고서는 엉터리이며 투자자들은 이를 믿지 말라"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번 강연은 하나증권 본사 차원의 행사가 아닌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가 주관했다. 행사 참여 자격은 명동금융센터 영업점 계좌를 개설해 1만원 이상 소수점 거래를 한 고객에 한해 제공됐고 약 300개 좌석이 마련된 이 행사장엔 약 200명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하나증권 본사 차원이 아닌 영업 지점 차원의 고객 확보를 위한 행사지만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선 사뭇 달라진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위상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최근 리서치센터를 향한 개인 투자자들의 지탄의 목소리가 큰 만큼 이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박 작가의 경우 실제 전망이 맞춘 것이 부각돼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