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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17: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이 투자은행(IB) 부문 확대에 이어 부동산 금융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월 키움증권은 2500억원 규모 매입확약을 진행한 데 이어 롯데건설이 주도하는 유동화증권 매입 펀드에도 증권사로서 가장 큰 금액을 출자했다. 이 같은 부동산금융 확대가 가능한 이유는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구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 여력은 향후 투자은행(IB) 부문 확대를 노리는 키움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다.
(사진=키움증권)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인천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수익용지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에 대해 2500억원 규모 매입확약을 진행했다. 만기는 오는 2028년 12월20일까지로 키움증권의 매입확약 건 중 단일 건으로 가장 큰 규모다.
매입확약이 이뤄진 사업장은 사업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551-1, 552, 553, 553-2, 554번지 일원에 공동주택과 주상복합시설 분양 사업이다.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 사업장은 아파트 5개 단지 2638세대, 오피스텔 542실을 공급할 예정이다. 시공사는
GS건설(006360) (15,580원 ▼270원 -1.73%)과 제일건설로 미분양 발생 시 GS건설이 책임지는 구조다.
키움증권은 매입확약 외에도 매입펀드 출자를 통해 부동산금융에서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올해 초 롯데건설의 2조3000억원 규모의 PF 유동화증권 매입펀드 조성에 참여한 것이다. 증권사로서는 가장 많은 금액인 2000억원을 들여 중순위 채권에 참여했다. 금리는 연 8.8% 수준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인천 송도 사업의 경우 우수한 시공사 준공으로 분양 위험부담이 적고 송도11공구 내 우량 사업지라 본PF에 참여했다"라며 "이를 시작으로 사업의 리스크 요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우량자산을 선별하고 부동산금융 시장 내에서도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의 부동산금융을 보면 주로 서울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한 우량자산이 중심이다. 지난 15일 키움증권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까지 키움증권의 신용보강 제공을 비롯한 우발채무 현황에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는 총 32건 1조2172억원 규모다.
이 중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대부분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건설 건이다. 금액 기준 전체 익스포저 중 71.9%에 해당하는 15건 8753억원 규모가 서울과 경기도 지역 주거시설 분양 건이다. 분양에 난항을 겪는 지방에 비해 시장 상황이 회복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우량자산 위주로 부동산 익스포저를 늘려왔다.
이처럼 우량자산 위주의 사업 확대가 가능한 것은 우수한 자산 건전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일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영업구조로 효율적인 비용구조와 증시 회복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최근 증권가에서는 1분기 이어진 증시 활황의 최대 수혜자로 키움증권을 꼽기도 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반대매매 미수금 발생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지난해 4분기에는 일시적인 부진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실적에선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이익 호조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기대된다”라며 “1분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순이익에서 시장 컨센서스인 1883억원을 11% 상회하는 2094억원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에서도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35.6%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평균인 50.4% 대비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우발부채 규모와 거래상대방 신용위험 중·후순위성 부동산금융 비중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금융 우발부채 관련 신용위험은 관리 가능하다"라며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인한 IB부문의 건전성 부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나, 키움증권의 경우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 익스포져가 비교적 크지 않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리스크 관리는 여전히 숙제
키움증권의 부동산 금융 확대는 현재까지 순조로워 보인다. 실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분양시장에선 불황의 바닥을 찍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금융 사업 특성상 향후 충당금 적립 문제를 비롯한 리스크 관리는 키움증권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2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조사 결과, 수도권의 전망 지수는 직전인 6개월 전보다 6.1포인트 상승한 89.9포인트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는 지수가 100을 넘으면 분양 성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타 지역의 분양지수는 아직 하락 국면을 면치 못했지만 수도권 시장에서만큼은 반등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사업 영역의 확대 기조에 따라 키움증권은 지난해 조직 개편에서 관리능력을 강화했다. 기존 임시적으로 개설된 리스크관리 TF를 팀으로 승격시켜 '리테일Biz분석팀'을 신설했다. 또 감사운영본부에 '감사기획팀'을 새로 설치해 현업·리스크·감사부문 3중 통제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한해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것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3분기까지 차액결제거래(CFD)와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으로 910억원을 쌓았고 4분기에는 해당 사태에서 발생한 대량의 충당금 2770억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증시가 회복되기만 하면 바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라며 "영풍제지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도 사실 그만큼 개인 계좌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증시 활황기만 다시 오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