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하동우 부장검사)는 전날 김 전 회장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검찰은 키움증권 측이 시세 조종 대상 종목을 보유한 특정 소유자 등에 관한 정보를 생성·가공하거나 이를 김 전 회장에 보고하지 않은 점, 김 전 회장이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가 소멸한 지난해 3월말 이후 본격적으로 다우데이타 주식 대량매매를 시도한 점에서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이 라덕연 사태와 관련한 종목군에서의 키움증권과 김 전 회장에 대한 연계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사실상 그동안 제기됐던 모든 혐의에서 자유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키움증권은 오너리스크에서 벗어난 만큼 그동안 미뤄둔 현안을 발빠르게 전개한다는 계획입니다. 우선 초대형 IB 신청을 올해 안에 진행한다는 복안입니다. 키움증권이 초대형 IB로 도약하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됩니다.
발행어음은 초대형 IB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어음으로 만기는 1년 이내인데요. 발행어음의 경우 통상 은행 예적금 보다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해 인기가 높습니다. 지난 28일 기준 증권사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18조8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했습니다.
신청 자격은 이미 충족한 상태인데요.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 별도 자기자본이 4조4000억원으로 초대형 IB 신청 자격 요건(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발빠른 밸류업 대처도 관심을 끕니다. 실제 키움증권 주가는 올해에만 30% 넘는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키움증권은 장 마감 후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주주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등을 골자로 하는 3개년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바 있습니다.
키움증권이 '밸류업 1호'에 발빠르게 이름을 올린 이유는 경영전략부사장(CFO) 출신 엄주성 신임 사장의 행보 덕분이란 평가인데요.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한 엄주성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자사주 소각(발행주식 8%)을 비롯해 적극적인 주주 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244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지배주주 순이익 1974억원)을 웃돈 호실적을 내놨습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연내 초대형 IB 인가와 더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적극적 실행에 나설 것"이라며 "호실적을 기반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키움증권 사옥. 사진=키움증권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