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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27일 19: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이 국내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과거 리테일 중심 증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대기업 회사채부터 메자닌, 구조화금융, 유상증자까지 기업금융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나 은행 계열의 지원 없이 DCM 리그테이블 상위권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키움증권 커버리지 3·4·5부를 이끄는 김상기 상무는 "빠른 성장이 아니라 12년 동안 버틴 결과"라며 "단순히 딜을 따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금 조달과 운용을 함께 고민하는 장기 파트너가 되는 것이 커버리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IB토마토>는 김 상무를 만나 키움증권이 DCM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과정과 대기업 커버리지 전략, 발행어음 인가 이후 기업금융 확대 방향을 짚어봤다.
김상기 키움증권 커버리지 상무(출처=키움증권)
다음은 김 상무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맡고 있는 직책과 조직에 대해 소개해달라.
△키움증권 커버리지본부는 현재 5개 부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3·4·5부를 담당하고 있다. 부서당 6~10명 정도가 소속돼 있어 커버리지 조직 전체 인원은 40명 수준이다.
커버리지 조직의 역할은 기업금융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회사채 발행, 메자닌, 구조화금융, 유상증자 등 다양한 딜을 수행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거나 발행을 주관하는 조직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은 계속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회사채만 발행하면 되는 구조가 아니다. 조달 방식과 운용 전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커버리지 조직은 발행사의 재무 상황과 시장 여건을 보고 가장 적합한 구조를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결국 커버리지의 핵심은 장기간 신뢰를 쌓는 것이다. 한 번의 딜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과 오랜 시간 호흡하면서 필요한 순간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본다.
-농구선수 출신이라는 이력이 눈에 띈다. 금융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어릴 때는 농구를 했다. 키가 196cm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쪽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다. 다만 무릎 부상이 생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는 어려웠다. 이후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공부로 전향했다.
당시 운동선수를 하다 공부를 도전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며, IMF이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해야 했다. 졸업후 취업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대학 생활도 거의 공부에 집중했다. MT도 한 번 가지 않았고, 도서관 아니면 과사무실 일을 병행 했었다. 매일 새벽부터 저녁늦게까지 공부했다. 머리가 특별히 좋았다기보다 수업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모두 녹음해서 계속 반복해 들으며 버텼다.
첫 입사 후 재경팀에서 9년을 근무했고, 이후 IB쪽으로 발령 받아 현재 12년째 근무하고 있다. 입사 당시 최종 면접관이셨던 회사 경영진께서 나의 성적과 태도를 좋게 본 것 같다. 많은 지원자 가운데 한 명을 뽑는 자리였는데 운 좋게 입사하게 되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농구를 하면서 배운 끈기와 대학 시절 몸에 밴 성실함이 지금까지 이어져 한 직장에서 쭉 있었던 것 같다.
-키움증권은 최근 DCM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어떤 준비를 해왔나.
△외부에서는 빠르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12년이 걸린 결과라고 생각한다. 업계에서 가장 인품이 좋다고 알려진 구성민 기업부문대표님, 그리고 김태현 본부장님이 2008년 무렵부터 채권 세일즈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리테일 채권 물건을 받아 판매하는 역할이 컸고, 인수단에도 조금씩 참여했다. 그렇게 6년 정도 씨를 뿌린 뒤 2015년부터 나도 합류하여, 본격적으로 DCM 영업을 시작했다.
초기 3년은 정말 맨땅에 헤딩이었다. 소위 말하는 파이프라인이 없었다. 특히 대기업은 굉장히 보수적이다. 한 번 발행 주관사와 관계를 맺으면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RM(Relationship Manager)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을 계속 만나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기업자금조달 회사채 발행을 맡은 이후 첫 회사채 AA등급의 인수단으로 참여한 것은 2018년 2월이고 첫 대표주관을 맡은 것은 2019년 이었다. 회사채 발행관련 딜을 따내고 실질적으로 수행하는데 3~4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후 커버리지팀이 본부로 성장했고, 올해 들어 리그테이블에서도 상위권에 올라왔다. 여전채와 일반 회사채 양쪽 모두에서 의미 있는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금융지주나 은행 계열이 아닌 증권사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기간을 당사 사장님을 비롯한 경영진이 기다리며 지원했기에 커버리지 본부 조직원들도 영업을 매진하며 오랜시간을 버틸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초기 어려움들이 커버리지 본부의 인내와 단합력을 키워 왔으며, 그것이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본다.
-한화그룹과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물량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이들 기업의 주관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전략은 무엇인가.
△대기업 DCM 주관사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단적으로 말하면 지금은 고객이 된 기업들도 처음에는 팀장급 실무자를 만나서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특정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 전략이 있었다기보다 키움증권 커버리지본부의 강점이 결과물로 이어졌다고 본다. RM들은 발행 신고, 실사, 발행사 영업, 투자자 영업까지 직접 경험한다. 신디케이션팀이 따로 있고 업무가 분업화된 증권사와 달리 키움증권은 RM이 처음부터 끝까지 딜을 이해하고 책임지는 구조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발행사와 대화할 때 깊이가 달라진다. 단순히 발행을 맡겨달라는 식이 아니라 발행사의 재무팀 입장에서 어떤 구조가 적합한지, 시장 수요는 어떤지, 투자자 관점에서 어떤 포인트가 중요한지 설명할 수 있다. 과거 당사 재경팀에서 9년 동안 일한 경험이 있어 발행사의 고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결국 대기업 영업은 단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고 장기간 꾸준한 영업과 업무경험이 필요하다. 키움증권 커버리지본부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꾸준히 기업을 만나고 업무를 수행해 온 것이 가장 큰 자산이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DCM 사업을 키우려 하지만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 키움증권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특별한 비법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결국 기업을 담당하는 RM이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영업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 많은 증권사들도 DCM을 키우려고 하지만 DCM은 단기간 실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기업을 만나고, 신뢰를 쌓고, 딜 기회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키움증권은 리테일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금융지주나 은행 없이 여기까지 왔다. 그만큼 조직 내부에서는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처음에는 발행사에서 "키움증권도 기업금융을 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하는 곳이 거의 없다. 그동안 대기업의 자금팀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 만났다. 실적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회사를 믿고, 회사도 조직을 믿고 기다려준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인가를 받은 발행어음 사업은 커버리지 영업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발행어음 사업 인가는 키움증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키움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되면서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조달 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커버리지 영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대기업 파트너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단순 주관 능력뿐 아니라 자금 공급 능력도 중요하다. 발행어음은 그런 측면에서 키움증권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는 기업의 단기·중장기 자금 수요에 더 폭넓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 회사채 중심의 커버리지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전반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올해 목표로 하는 성과와 장기적으로 커버리지본부가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목표는 꾸준함이다.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크다. 다만 최근에는 은행 대출 금리가 더 낮은 경우도 있어 시장 환경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회사채뿐 아니라 메자닌, 구조화금융, 유상증자, 퇴직연금 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키움증권이 대표 IB하우스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키움증권은 총자산이익률(ROE)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이익 규모도 상위권이다. 지주사나 은행 계열이 아닌 증권사가 이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물론 운도 필요하고, 회사의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 금융회사는 사람과 자본으로 움직인다. 좋은 인력 구성과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면접을 볼 때도 태도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실력은 키울 수 있지만, 태도와 끈기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하우스마다 강점은 다르다. 다만 오랜 시간 기업과 호흡하며 자금 조달을 책임지는 DCM이야말로 정통 IB의 핵심이라고 본다. 키움증권도 그런 하우스로 평가받고 싶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