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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4대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잇달아 '잭팟'…이유는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7:3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에서 연달아 잭팟이 터지고 있다. 시장의 자본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진행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모두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당초 예정한 조달 규모를 모두 넘어섰다. 이에 지주들은 선제적인 자금 조달로 자본확충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이나, 부담하는 이자 비용의 규모는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4대 금융지주.(사진=각 사)
 
자본확충에는 성공, 부담은 제각각
 
4대 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연달아 발행하고 있다.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과 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 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우리금융지주(316140) (12,940원 0원 0.00%)가 연초 자본 조달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발행에 나선 지주는 신한이다. 이후 ▲우리금융 1월26일 ▲하나금융 2월13일 ▲KB금융 2월16일 등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각 사가 당초 공시한 발행 금액은 우리금융이 28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나머지 3사는 2700억원 규모였다. 지난 22일 KB금융을 마지막으로 4사 모두 수요예측을 마쳤다. 모두 동일하게 AA-등급으로 발행 총액 변경 한도인 4000억원까지 증액에 성공했다.
 
최종 발행하는 사채 규모와 신용등급은 4개사 모두 같지만 발행수익률은 모두 달랐다. KB금융이 4.39%로 가장 낮은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하게 됐고 하나금융이 4.45%,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이 4.49%로 금리가 같다. 각 사 가산금리는 ▲KB금융 0.93% ▲하나금융 1.01% ▲신한지주 1.16% ▲우리금융 1.2%로 가산금리란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된 이자율과 수요예측일 기준 5년 국고채권 개별 민평 수익률의 차이다.
 
해당 사채는 발행일로부터 매 5년째 되는 날 이자율 조정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초 결정된 이자율은 5년 후인 2029년 2월에 바뀌게 된다. 신종자본증권은 무기명식무보증사채와는 달리 만기가 없는 영구채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이자율 조정이 가능한 5년이 되는 시점에서 발행사가 콜옵션을 행사해 상환한다.
 
가장 낮은 이자율로 발행한 KB금융의 경우 연간 175억6000만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게 되며,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는 179억600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KB금융은 매년 우리금융과 신한지주에 비해 4억원의 이자 부담을 덜었다. 각 사가 1년간 부담하게 되는 비용은 우리금융의 경우 자회사인 우리금융에프앤아이와 우리자산운용, 우리벤처파트너스와 우리PE파트너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합한 162억원을 넘는 수준이며, 신한지주는 신한리츠운용과 신한벤처투자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 합을 넘는 규모다.
 
각 지주는 해당 비용을 투자자에 5년동안 지급하게 되며, 5년간 각 지주가 발행 수익으로 지급하는 비용은 ▲KB금융 878억원 ▲하나금융 890억원 ▲신한지주·우리금융 898억원이다. 5년간 가장 적은 이자를 지급하는 KB금융과 신한지주·우리금융의 차이는 20억원으로 벌어진다.
 
각 사리는 공모희망금리부터 차이를 보였다. KB금융의 수요예측 공모희망금리는 4~4.8%, 신한지주·우리금융·하나금융은 4.2%에서 4.8%를 제시했다. 다만 KB금융 수요예측에서도 실제 참여 신청은 4.2~4.8% 사이에서 이뤄져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의 신청 가격 상단이 같았으나, 우리금융은 참여신청 범위 최상단이 4.9%로 타 지주 대비 0.1%p 높았다. 경쟁률은 ▲KB금융 2.2:1 ▲신한지주 3.51:1 ▲우리금융 3.34:1 ▲하나금융 2.84:1로, 가장 먼저 발행한 신한지주부터  KB금융지주까지 경쟁이 약해지는 양상이다.
 
자본 충전으로 불확실성 대비
 
4대 금융지주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로 자금 여력을 키우는 한편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KB금융은 증액으로 채무상환에 투입하는 규모를 키웠고 하나금융은 운영자금을 추가 확보했다. 신한지주는 운영자금과 채무상환 자금에, 증액된 금액을 나눠 투입할 계획이며 우리금융만이 채무상환 자금만으로 4000억원을 모두 쓴다.
 
 
 
이번 자금조달로 가장 큰 BIS비율 상승이 예상되는 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다. 지난해 말 각 사의 BIS비율은 ▲KB금융 16.71% ▲신한지주 15.92% ▲우리금융 15.77% ▲하나금융 15.65% 이다. 각 사의 위험가중자산은 ▲KB금융 322조5570억원 ▲신한지주 315조3060억원 ▲우리금융 220억원6330억원 ▲하나금융 259조7300억원으로 각 사의 위험가중자산 등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1분기 말 각각 적게는 0.12%p, 높게는 0.18%p 오른 자기자본비율을 기대할 수 있다. KB금융이 16,83%로 상승폭이 크고 신한지주가 16.05%, 하나금융 15.8%, 우리금융 15.77%순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 15.95%로 가장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처럼 자기자본비율이나 이자비용 등은 다르지만 4대 금융지주가 비슷한 시기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이유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자본확충이다. 특히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 후 사실상 3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채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수요도 지속적일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에 금리 이점을 느껴 투자자들의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향후 금리 상황과 자금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적인 신종자본증권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지주 내 유관부서의 필요성에 의해 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통상적으로 자금운영 부서에서 가산금리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하게 된다”라면서 “목적성과 금리 등 시기적인 부분이 맞아떨어져 발행하게 되며, 앞서 발행하는 지주의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시장 자본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가 발행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