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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24일 14: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지급보증 금액 2.2조원…한도 대비 70%
24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한국투자캐피탈에 대한 채무보증 금액으로 2조2000억원을 설정했다. 연간 지급보증 총한도다. 전년도는 2조4000억원이었으며 매년 초 금액 일부를 늘리거나 줄이는 식으로 조정한다.
지급보증은 한국투자캐피탈이 발행하는 회사채 원리금에 대한 것이다. 채권의 원금 상환부터 연체이자를 포함한 이자 지급 등 원리금 일체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대신 해결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이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한국금융지주가 지급보증한 채권 잔액은 1조5250억원이며, 사용 가능한 잔여 한도는 6750억원이다. 한도 대비 70.0%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총차입부채(3조8777억원)에서 지급보증 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9월 기준 39.6%다.
그동안 한국투자캐피탈은 지급보증 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저금리 시절인 2020년~2022년에는 한도를 100% 수준까지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던 2023년에는 지급보증 한도가 2조6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지난해는 차입부채 규모를 줄이는 디레버리징 양상이 지속됐는데, 이 과정에서 지급보증 조달 잔액도 감소했다. 기발행 채권 상환이 그만큼 늘어서다. 차후 업황 개선으로 영업자산 회복에 나설 때 지급보증 조달 역시 다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급보증 지원을 받으면 자금을 보다 낮은 금리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안정적)’ 급이며 기업어음(CP) 등급은 ‘A2’다. 신용등급이 더 높은 한국금융지주가 보증하면 한국투자캐피탈의 회사채와 CP 등급은 각각 ‘AA-(안정적)’와 ‘A1’으로 올라간다.
한국투자캐피탈의 최근 발행 내역을 살펴보면 한국금융지주 보증으로 신용등급이 AA-급에서 발행된 제122-1회차 2년물 1000억원은 금리가 3.340%다. 반면 보증 없이 신용등급 A급에서 발행된 제119-2회차 1년3개월물 400억원은 금리가 4.578%로 나온다. 금리 차가 1%p 가량 난다.
신종자본 자본 확충도 지원…결산 배당금 '변수'
한국금융지주는 채무보증 외에 자본 확충도 지원했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캐피탈은 자본성증권인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을 사모로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에 설정되는 만기일이 30년으로 영구채 성격인 만큼 발행금액 그대로 자본으로 인정된다. 한국금융지주는 해당 채권 전액을 이자율 6.96%에 인수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인 1조5억원 대비 15.0%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은 해당 자본을 전액 운영자금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유동성 확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한국투자캐피탈은 높은 조달금리와 부동산금융 문제 등으로 재무 지표 전반이 부진한 상태다.
(사진=한국금융지주)
이에 앞선 지난해 9월에는 600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때도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가 지원했다. 유상증자는 보통주 신주를 늘리는 방식이다. 자본성증권 발행과 달리 이자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본의 질적 개선도가 더 높다.
다만 실질적 효과 지속에는 연말 배당이 변수로 남았다. 그동안 결산 배당금이 최대주주로 과대하게 빠져나간 이력이 있어서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 2023년 3월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는데 이후 3개월 뒤 3800억원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실질적인 자본 확충 효과는 600억원 수준이었던 셈이다.
가장 최근 건으로는 지난해 3월 결산 현금배당 1150억원이 있었다. 배당은 매년 결산 시점에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주로 한국투자금융 그룹 내 자회사 간 자금 이동이 필요할 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금배당 공시일은 통상 3월 중순이었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034950) (78,300원 0원 0.00%) 수석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높은 지원 의지와 가능성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캐피탈의 유동성 대응 능력 역시 우수한 수준”이라며 “다만 유상증자 실시에도 빈번한 배당금 지급으로 효과가 희석된 바 있다. 배당금 지급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결산 배당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