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보고 옥죄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 불똥이 보험업계로 불통이 튀고 있습니다. 은행권에 비해 보험사들은 주담대 잔액이나 증가폭이 미미해 가계대출을 우려할 상황이 아닌데요. 당국의 규제 기조에 선제적으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주담대 규제 방향을 두고 보험업계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사 주담대 잔액은 변화가 크지 않았음에도 가계대출을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보험사들까지 휩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섭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조8000억원으로, 올 3월말과 동일했습니다. 3개월 간 대출 잔액이 증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은 0.9%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시기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은행 주담대 잔액은 815조8000억원에 육박했는데요. 6월 한달 간 7조원이 늘었습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금융권 전체 주담대 잔액 규모나 증가세를 볼 때 2분기 보험업계 주담대 잔액 규모는 크지 않고, 전년 말 대비 증가폭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측면에서는 전체적인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고 어느 업권에만 적용할 경우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어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보험사들의 주담대 잔액은 크지 않기 때문에 보험업권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규제에 보험사들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한 보험사 뿐만 아니라 40년 만기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들 역시 상품 기획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는 지 알 수 없어 출시 또는 재출시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난감해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선 가운데 대출 증가폭이 미미한 보험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