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보험대리점(GA) 업계 보험설계사 모시기 경쟁 자제를 유도하는 자율협약에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이하 한금서)가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업계 1위이자 대형 보험사 판매자회사의 합류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자율협약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금서는 14일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에 GA 자율협약 참여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경근 한금서 대표는 이날 김용태 GA협회 회장과 만남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습다.
GA협회 자율협약은 GA간 과도한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업계 내 자정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해 GA들이 현물 제공을 약속하며 경력 설계사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업체 간 충돌이 불가피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제판분리 열풍으로 대거 출현한 자회사형 GA들이 설계사 확보를 위해 리크루팅 경쟁을 일으켰습니다. 최근에는 AIA생명 자회사 GA인 AIA프리미어파트너스가 독립 GA 소속 대면 영업 설계사에게 연봉의 200% 정착지원금 제공을 약속하는 등 공격적인 리크루팅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텔레마케팅(TM) 채널 설계사에게도 현금 지급을 조건으로 리크루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자율협약 내용은 △브리핑 영업 판매 준칙 준수 △허위·과장 광고행위 중지 △상품 비교·설명 제도 안착 △준법 및 내부통제 운영 시스템 컨설팅 등입니다.
GA 업계 1위 업체이자 대형 보험사
한화생명(088350) (2,670원 ▼10원 -0.37%) 소속 판매자회사인 한금서가 협약에 참여하는 것은 대형 보험사의 자회사GA 동조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금서가 참여할 경우 대형 자회사 GA들이 협약에 참여할 것이라는 교감이 있었다"며 "한금서 참여 결정 이후 삼성생명금융서비스, DB금융서비스도 협약 참여에 긍정적인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GA협회는 지난 7월 자율협약식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습니다. 한금서를 포함한 대형 자회사 GA들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형 GA들이 연달아 협약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GA협회는 오는 20일 자율협약을 맺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직 참여 결정 여부를 밝히지 않은 흥국생명 자회사 HK파트너스, 미래에셋생명 자회사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협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집니다. 김용태 GA협회 회장의 강한 독려와 비 자회사 GA들의 반발이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꼽힙니다. 앞서 한금서가 협약에 참여하지 않자, 비 자회사 GA들은 한화생명 상품을 불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율협약이긴 하나 참여 결정을 자율로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GA 모두 참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5년 11월 생명보험업계·손해보험업계·보험대리점업계 모집질서 개선 협약식 모습. (사진=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