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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0일 19: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보험업계는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과 함께 신 지급여력제도(K-ICS) 적용으로 자본확충 필요성이 부각됐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 등 자본성증권의 차환이 일반적인 양상이었는데, K-ICS 비율이 공개되고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상환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IB토마토>는 올해 말 콜 시점이 도래하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변화된 양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라이프가 다음 달로 예정된 대규모 외화사채 조기상환에 대해 차환 없이 순상환에 나설 계획이다.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만큼 관련 부담이 적어 차환보다 상환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기자본비율이 높고 질적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USD 3.5억원 외화사채 순상환 예정…K-ICS 비율 8.8%p 하락 전망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오는 11월 말 3.5억 달러(USD) 규모의 사모 후순위사채 5년 조기상환 콜옵션(Call option) 시점이 도래한다. 이는 액면금액 4595억원으로 지난 2018년 발행했던 만기 10년물이다.
신한라이프는 해당 사채를 순상환할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에는 차환 없이 그대로 상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초 계획에서는 차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시장 환경 변화와 보험사 내부 K-ICS 비율 등을 고려해 순상환으로 변경된 모양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원화 후순위채를 한 차례 차환한 바 있다. 2018년 발행했던 2000억원 상당의 10년물을 조기상환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3000억원 가운데 20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000억원은 자본확충과 운용자산 확대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했다.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을 확충했던 효과가 사라지는 만큼 순상환 이후 K-ICS 비율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의 K-ICS 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 214.3%로 나타난다. 계산식에서 분자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이 11조1979억원, 분모인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5조2247억원이다.
후순위채 규모인 4595억원을 상환하면 가용자본에서 해당 금액만큼 제외된다. 일반적으로 후순위채는 잔존 만기가 5년 이내인 경우 가용자본으로 매년 20%씩 차감 적용된다. 하지만 이번 건은 10년물에 5년 조기상환인 만큼 100% 인정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순상환에 따라 K-ICS 비율이 8.8%p 정도 떨어지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여전히 우수한 K-ICS 비율…자기자본비율도 높아 긍정적
순상환으로 K-ICS 비율이 떨어져도 여전히 200%를 상회하는 우수한 수준인 만큼 지급여력 측면에서의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급여력 비율은 보험업법에서 100%를 넘어서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다.
(사진=신한라이프)
기본적으로 자기자본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이 유의미하게 평가된다. 신한라이프의 자본총계는 8조5119억원이며 자기자본 비율이 14.9%로 나타난다. 다른 보험사는 해당 비율이 △삼성생명 13.9% △한화생명 10.9% △교보생명 10.7% △농협생명 10.2% 등으로 확인된다. 자본의 질적인 측면에서 신종자본증권이 3000억원 정도로 규모가 작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한라이프는 자본력이 우수한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하기 전 오렌지라이프의 자본비율이 좋았다"라면서 "이후에는 지속적인 흑자기조나 우수한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등을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외적 요인으로는 채권시장의 고금리 환경이 여전하다는 점도 상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신한라이프가 지난 6월 원화사채를 차환할 당시 기존 채권의 이자율은 4.03%였으나 새로운 채권은 5.20%에서 결정됐다. 이번에 상환하는 외화사채 이자율은 5.10%다.
발행채권의 이자비용은 올 상반기 기준 161억원이며 지난해 연간으로는 313억원이다. 채권의 차환 발행에 나서는 경우 더 높은 이자율이 형성되면서 관련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상환은 K-ICS 비율이 떨어질 수 있으나 이자비용을 줄이는 만큼 순이익 제고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