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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2024 보험업계)②이익변동성 높았던 투자영업, 금리하락 시 안정화
이 기사는 2023년 12월 7일 18: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가 그동안 미뤄왔던 새 회계기준(IFRS17·IFRS9)을 도입했지만 아직 과도기적 단계로 수익성이나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따르고 있다. 회계 가정에서도 여러 조정이 있었던 만큼 내년부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러 변수들이 여전히 존재함에 따라 특정 부분에서는 향후 전망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IB토마토>는 이를 핵심 포인트 중심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가 내년에는 투자영업 변동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새 회계기준(IFRS17·IFRS9) 도입 이후 보험영업이 안정화된 반면, 투자영업은 이익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 금리 동결에 이어 하락까지 이뤄지면 자산 평가이익이 증가하고, 대체투자 자산이 안정화되는 등 투자영업 부문의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IFRS17 도입으로 투자영업 변동성 커져…FVPL 영향력 확인
 
7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보험사 투자영업 실적이 올해보다 안정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IFRS17 체계 속 회계기준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금리 조정도 동결을 거쳐 인하 단계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서다.
 
보험사 수익 구조는 보험 본연의 영역인 보험영업과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영업으로 구분된다. IFRS17 회계에서는 보험영업 손익이 기존 체계(IFRS4)보다 안정화됐는데, 기본적으로 보험손익을 인식하는 방식이 CSM(보험계약마진)을 상각하는 형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구 회계기준에서 보험영업으로 처리했던 책임준비금전입액을 투자영업에서 다루게 됐다는 점도 주요했다. 이는 보험부채에서 발생한 금융위험 변동분(부리이자)을 장부에 반영하는 개념인데, IFRS17에서는 투자영업 내 보험금융비용이라는 항목으로 계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만년 적자였던 보험영업 손익이 IFRS17 체계서 흑자로 돌아선 배경이다.
 
(사진=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 한화손해보험 각 사)
 
반면 투자영업 손익은 변동성이 높아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낸다. 금융자산 관련 회계기준인 IFRS9이 적용되면서 구조적 측면에서 자산 재분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기존 IAS39 기준에서는 금융자산이 보유목적에 따라 분류됐지만 IFRS9에서는 현금흐름 특성을 반영한다.
 
현금흐름이 원금과 이자로만 구성돼 있지 않은 경우 FVPL(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자산으로 분류되는데, 특히 수익증권은 기존에 매도가능증권이었던 자산의 상당 부분이 FVPL로 재분류됐다. 금융자산 가치 변동분을 기존에는 기타포괄손익 즉 자본총계 항목으로 인식했지만 IFRS9에서는 당기손익으로 처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보험업계 순이익은 FVPL 평가에 따른 투자영업 손익 변동으로 매 분기마다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영업 포트폴리오에서 저축성보험(IFRS17서는 보험영업수익으로 인식하지 않음) 의존도가 높거나 CSM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보험사는 투자영업 손익이 전체 손익에 큰 영향을 미쳤다.
 
변액보험 영업을 활발하게 하는 생명보험사는 변액 포트폴리오의 FVPL 자산 비중이 높아 평가손익 영향이 크게 나타났으나, 3분기 이후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도입으로 VFA(변동수수료접근법) 모형을 적용하면서 투자손익에 대한 영향이 축소됐다.
 
금리하락 시 금융자산 평가이익 증가…대체투자 위험성 완화 효과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에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FVPL 평가 손익과 함께 투자영업 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다. 투자영업 손익에서 변동성을 확대하는 핵심 요인인 FVPL은 결국 금리 방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리하락은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금리부 자산의 평가이익으로 연결되며, FVPL 자산 평가손익은 곧 투자손익 확대로 이어진다. 앞서 올해 1분기 보험업계가 순이익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당시 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면서 FVPL 자산에서 대규모 평가이익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보험사 운용자산에서 FVPL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삼성화재(000810) (255,000원 0원 0.00%) △DB손해보험(005830) △현대해상(001450) △한화손해보험(000370) 등 손해보험사 네 곳의 평균이 19.0% 수준이며, △삼성생명(032830) △한화생명(088350) △동양생명(082640) △미래에셋생명(085620) 등 생명보험사 네 곳의 평균은 17.0% 정도로 나타난다. 비중이 기존보다 크게 높아진 만큼 순이익 변동 폭도 확대된 셈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내년은 금리하락으로 보험사 FVPL 금리부 자산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올해 있었던 채권 교체 매매 등 일회성 부진 요인들은 내년에는 없을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금리하락으로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 대체투자 자산의 위험성이 기존보다 완화된다는 점도 자산운용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대체투자는 상품 특성상 FVPL로 분류되는 만큼 평가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 변화가 안정적이면 FVPL 관련 손익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최근에 손실이 난 것은 금리상승 때문에 평가가치가 떨어져서 즉 할인율이 올라 공정가치 평가손실을 인식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요인으로는 부동산이나 해외 대체투자 등에서 평가가치의 하락이 할인율 때문이 아니라 공실 등과 같이 현금흐름 훼손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금리하락 영향으로 회복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보통 대체투자는 FVPL로 분류된다"라고 말했다.
 
FVPL로 분류되는 금융자산의 규모 자체를 줄이는 것도 보험사 목표 중 하나로 언급된다. 상품 특성을 변경함으로써 변동성에 대한 익스포저를 완화하는 방식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운용 쪽에서 조정하려는 보험사들도 있다. 예를 들어 채권인데 채권형 펀드 이런 상품도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채권으로 분류했으면 평가 손실이 당기손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라면서 "이런 것은 가급적 엑시트하고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하는 자산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하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