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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13일 10: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연초 주요 보험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신계약에서 생명보험이 크게 성장한 반면 손해보험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강화 기조를 올해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는 보험영업수익 핵심인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뿐만 아니라 유동성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월 GA 신계약, 생보사가 이끌어
신계약 규모 추정치는 생명보험사가 ▲한화생명 140억원 ▲삼성생명 32억원 ▲동양생명 57억원 등이며, 손해보험사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내 장기인보험 기준으로 ▲삼성화재 52억원 ▲DB손해보험 56억원 ▲현대해상 55억원이다. 지난해부터 단기납 종신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했던 생명보험 업계가 GA 신계약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단기납 판매는 지난해 9월 금융당국 제재로 한 차례 주춤했지만 이후 상품 구조를 변경하면서 다시 활성화됐다. 7년납에 3년 거치(10년 시점) 상품의 환급률을 최대 135%까지 높이면서 마케팅을 재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상품 개정 이후 연초부터 환급률 경쟁이 펼쳐지면서 신계약 실적은 지난해 7월~8월 수준으로 다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2월부터는 금융당국 개입에 따라 환급률이 120% 수준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업계서는 환급률 120% 중반에서 영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일부 보험사는 전산망이 마비될 정도로 수요가 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2월 실적은 1월 대비 다소 부진할 것으로 언급되는데, 기본적으로 영업일 수가 감소했고 전달 대비 역기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해보험사는 단기납 종신 열풍에 밀리면서 GA 채널에서 신계약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보험설계사(FP) 채널에서는 양호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GA 채널에서의 저조한 실적이 전체 신계약 실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면서 “손해보험사는 암 치료비 정액 지원 등 시장 반응이 좋은 신규 담보 출시 등을 감안하면 추후 FP 포함 전체 신계약 실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CSM 확보에 필수 ‘단기납’…자금 조달에도 효과
생명보험 업계가 단기납 종신보험 영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신계약 CSM 확보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사 새 회계기준인 IFRS17에서 보험영업수익을 구성하는 항목으로 최초에는 부채로 인식했다가 이후 상각하면서 손익으로 잡는다. 즉 미래 실현 가능 이익이다.
신계약 CSM을 늘리면서 기초 대비 기말 기준 전체 CSM 규모를 키우는 것이 수익 기반 마련의 핵심이다. IFRS17 체계서는 기존과 달리 저축성보험이 보험영업수익으로 사실상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신계약 CSM 핵심은 보장성보험이다.
보장성보험은 크게 종신과 일반보장으로 구분된다. 보험사별로 비중이 다르지만 단기납 종신보험은 지난해 생명보험사 신계약 CSM에서 과반의 기여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리서치센터에 의하면 신계약 CSM 내 단기납 종신보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생명이 50%, 한화생명이 67% 정도다.
이병건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1월~2월 급증과 급감 이후 3월부터는 예상했던 수준의 신계약 판매 흐름이 전망된다”라면서 “중요한 것은 신계약 CSM 증가 여부다. 단기납 종신의 수익성이 겉보기보다는 나쁘기 때문에 건강보험 신계약의 견조한 흐름만 유지하면 신계약 CSM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단기납 판매는 보험사 자금 조달 즉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시납으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단기납 종신보험 역시 납입 기간을 축소한 만큼 가입자가 내야 하는 보험료가 일반 종신보험 대비 높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늘고 있다는 점이 보험사 자금 조달 수요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