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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증권가 IB체인지)③'수익성·안정성' 갈림길에 선 현대차·한화증권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7:0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증권가 기업금융(IB) 조직개편과 인사 영입이 최종 마무리됐다. 앞서 지난 한 해 증권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고금리로 인한 딜 감소를 경험해야 했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저마다 비교우위에 맞는 조직 정비를 통해 새로운 금융 환경에 적응하고 한편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반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증권가 IB조직 조직 개편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올해 증권가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 한 해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외부 환경으로 인해 많은 부침을 겪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약한 체력 탓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수익성과 안정성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증권(001500) (8,650원 0원 0.00%)은 전방위적으로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반해 한화투자증권(003530) (3,195원 ▲35원 +1.10%)은 약해진 수익성을 사업확대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동일한 환경 속 다른 전략을 세운 두 회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현대차증권)
 
안정성 강화에 집중한 현대차증권
 
올해 현대차증권의 화두는 안정성이다. 자본안정성 강화를 위한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편 그룹 내에서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배형금 대표를 선임,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현대차증권의 신임 대표로 선임된 배형근 대표는 지난 6년간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다. 현대모비스 재직 시절 배 대표는 현대모비스의 미래 투자 강화를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애를 썼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부동산 관련 3실·1담당·6팀을 폐지했다. IB1본부 내 대체사업실과 대체금융팀, 부동산 구조화 팀이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은 지난해 발발한 부동산 PF 부실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증권의 부동산 PF 시장이 호황일 당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안겨줬던 부동산 PF 사업 부문이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 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위험 익스포저 비율은 153.4%로 지난 2019년 이래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익스포저에서 후순위대출과 브릿지론 등 고위험성자산의 비중은 높은 편으로,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른 건전성 저하 위험이 내재하고 있다고 평가됐다. 
 
이에 따라 회사 내에서는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성 강화를 위한 자금 구조 개선이 우선 진행됐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 16일까지 진행된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66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채무 상환 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다. 발행에서 금리는 2년물 -17bp(1bp=0.01%포인트), 3년물 -14bp에서 모집금액을 채웠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자금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현대차증권은 2월과 3월 사이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증권이 있다. 이를 회사채로 전환해 자금 구조상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불확실한 금융 환경에 대비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장기 차입금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이와 함께 사업 구조에서도 비부동산 투자 기회 발굴 확대와 캠코 등 정책금융기관과의 협업 확대, 신규 블라인드 펀드 추진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사진=한화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안정보다는 '수익성'
 
한화투자증권은 IB부문을 축소하는 시장의 전반적인 기조와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트레이딩 부문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성공한 만큼 올해도 적극적인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화투자증권은 IB본부를 IB1부문과 IB2부문으로 나눴다. 부문 조직 내에는 IPO 본부와 프로젝트금융본부 등을 신설했다. IB1부문은 IB본부장이던 최용석 부사장이 맡고 프로젝트금융본부와 부동산금융본부, 글로벌ESG본부, 신기술금융본부가 IB1부문 산하로 배치됐다. IB2부문 김승모 법인금융사업부장이 부문장으로 선임됐다. 산하에는 IPO본부와 기업금융본부가 배치됐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한해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증가로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1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2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트레이닝 부문이었다. 
 
작년 취임한 한두희 대표는 2000년대부터 자산운용사 트레이더 직을 수행한 투자 전문가다. 2017년부터는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본부장을 맡아 실적 상승을 이끌었고 이후 2019년 한화생명(088350) (2,670원 ▼10원 -0.37%) 투자사업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에 보수적인 운영보단 적극적인 사업 확대로 실적 회복이 이뤄진만큼 기존 미진한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진행된 사업 강화의 첫 성과는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나왔다.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디지털 트윈 솔루션 기업 이에이트는 지난 13일과 14일에 걸쳐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381.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청약 증거금은 1조767억원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오는 27일 상장 예정으로 한화투자증권은 11년만에 단독 주관을 진행한 티이엠씨 상장에서의 아쉬웠던 성적을 만회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앞서 그간 IB부문에서 블록체인 분야를 비롯해 토스뱅크 등 미래 핀테크 기업에도 공격적 투자가 성과를 낸 것도 주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국내 대표적 핀테크 업체 토스뱅크의 지분 9.29%와 두나무의 지분 5.96%를 보유 중이다. 최근 토스의 상장 궤도의 본격화와 가상자산 가격의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 조직개편은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영업본부를 '부문'으로 사업부를 '본부'로 격상했다"라며 "전사 자원 활용을 최적화하고 전문성 강화에 집중했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