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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양날의 검' 단기납 종신보험에 발목 잡힌 생명보험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4: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 업계가 지난 2월 신계약 실적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품 포트폴리오인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마케팅을 하다가 제한된 점이 역기저 효과로 이어졌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상품 내 특약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공략했다. 업계서는 단기납이 지고 암보험이나 연금보험 절판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에 따른 수익성 지표도 달라지고 있다. 
 
생명보험 실적 '반 토막' VS 손해보험 소폭 '성장'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주요 생명보험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신계약 실적이 전달 대비 52.8% 감소했다. 신계약 금액과 변동율은 보험사별로 ▲삼성생명(032830) (70,400원 ▲100원 +0.14%) 22억원, -31.7% ▲한화생명(088350) (2,670원 ▼10원 -0.37%) 65억원, -53.7% ▲동양생명(082640) (4,385원 ▼10원 -0.23%) 32억원, -44.4% ▲미래에셋생명(085620) (4,815원 0원 0.00%) 13억원, +9.6% 등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생명보험 업계는 환급률이 높은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마케팅으로 GA 신계약 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이 수치 조정에 나서면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앞선 성장에 대한 역기저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생명보험사는 지난 1월 7년납에 3년 거치(10년 시점 환급) 구조의 상품을 최대 환급률 135% 수준까지 높이면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당국의 조정이 이뤄지면서 환급률이 120%대로 낮아졌다. 최근에는 110%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상품 매력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절판 마케팅에 열을 올렸던 대형 생명보험사가 쓴맛을 톡톡히 봤다. 반면 신계약 실적이 성장한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암 진단·치료비 보장 확대와 변액보험 수요 회복 영향을 받았다.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해보험사는 신계약 실적이 지난달 대비 4.7% 성장했다. 보험사 별로 ▲삼성화재(000810) (255,000원 0원 0.00%) 74억원, +42.7% ▲DB손해보험(005830) (88,500원 ▲800원 +0.90%) 56억원, -0.9% ▲현대해상(001450) (31,600원 0원 0.00%) 54억원, -3.1% ▲한화손해보험(000370) (4,065원 ▼5원 -0.12%) 24억원, +2.1% 등으로 파악된다.
 
기본적으로 2월은 영업일 수가 19일로 1월(22일)보다 3일이나 적지만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품 측면에서 보면 손해보험사는 상급병원 1인실 입원일당 관련 특약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월 출시했던 암 치료비 특약 역시 고객 가입이 늘었다.
 
암보험·연금보험 절판 전망…신계약 CSM 확보 전쟁
 
단기납 종신보험은 금융당국 규제에 따라 환급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아직 120% 수준인 만큼 영업 현장에서는 절판 마케팅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환급률이 계속 떨어질 예정이고 비과세 세제혜택(이자소득세 관련)에 대한 법률 해석 논란이 있기 때문에 상품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4월부터는 암보험과 연금보험 절판 마케팅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4월부터 제10회 경험생명표가 도입되는데 여기에는 보험가입자의 평균 수명을 올리는 내용이 담긴다. 이는 사망보험 보험료 감소와 생존보험 보험료 증가로 이어진다. 사망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보험금 지급 시점이 이연되고, 생존보험의 보험금 지급 기간이 늘어나서다.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 보험료가 인상되고 연금보험은 연금액 지급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절판 마케팅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신계약 절판 양상은 바뀐 회계 기준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회계제도가 IFRS17로 바뀌면서 수익성 인식이 기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변경됐는데, 보험손익 부문에서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가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보유계약 가치가 부각되면서 CSM 확대를 위해 질 높은 신계약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신계약 CSM 규모와 질이 우수할수록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해서다. 여기서 질적인 측면은 신계약이 CSM으로 전환되는 마진율, 즉 전환배수를 의미한다.
 
신계약 포트폴리오 전략이 바뀔 경우 CSM 전환배수도 변경될 수 있다. 기존보다 하락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앞서 절판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됐던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전환배수가 다른 상품보다 크게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계약 CSM이 기존보다 저하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상품의 속성이 CSM 전환배수와 손익 변동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면서 “올해도 절판이 이어질 전망인데 보장성 신계약 시장은 지난해 대비 경쟁 강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보장상 신계약 규모와 CSM 전환배수에 대한 보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지난해는 단기납부터 어린이보험, 독감치료비 특약 등 다양한 상품의 절판이 이뤄져 역기저가 큰 상황이다. 신계약 포트폴리오 변화에 따른 CSM 전환배수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