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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9일 15: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올해 1분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제도 변경으로 보험영업손익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4분기에 미리 반영한 반면 생명보험사는 뒤늦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다만 생명보험사 역시 이번 1분기 비용 인식 이후에는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IBNR 조정분 반영…보험손익 내 비용 처리
8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IBNR 조정 관련 비용이 올 1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된다. IBNR는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지만 계약자가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보험사는 이를 통계적으로 추산하고 지급 보험금을 준비금(부채)으로 적립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IBNR 산출에는 ‘손해진전계수’를 적용하는데 이는 향후 추가적으로 보험금을 얼마나 더 지급할지를 나타낸다. 이번 실적부터 반영되는 사안은 이 계수를 명확히 하는 게 핵심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계서는 보험사고 일자를 원인사고일(보험사고가 발생한 시점)과 지급사유일(보험금을 청구한 시점) 중에서 선택이 가능했는데, 이를 원인사고일로 통일했다.
기존 IFRS4 회계 기준에서는 통상 생명보험사가 지급사유일을, 손해보험사가 원인사고일을 주로 적용했다. 생명보험사는 보험 기간이 긴 정액보험이 중심이고 손해보험사는 실손과 한도 보장 구조가 핵심이기 때문에 각각의 상품 포트폴리오 특성에 맞게 설정해 둔 것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원인사고일자가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있고, 생명보험 쪽도 청구가 계속 반복되는 경우 후속보험금은 원인사고일자 기준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안다”라면서 “후속보험금이 아닌 첫 보험금은 당연히 원인사고일자 기준이며 보험금 전반에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IBNR 사고일자를 지급사유일에서 원인사고일로 변경하면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손해진전계수 수치도 커져 준비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즉, 잔여보장부채 변동 요인이자 보험계약마진(CSM) 조정 사유에 해당한다. 이는 보험영업 항목에서 예실차(예상과 실제 보험금 차이)나 기타손익 부문에 반영되며 해당 금액만큼 보험영업손익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사진=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각 사)
KB증권에서 분석한 전년도 1분기 기준 보험손익과 올해 1분기 예측치는 삼성생명이 각각 3840억원, 2930억원이며 한화생명은 1720억원, 1400억원이다. 동양생명은 610억원과 260억원으로 파악된다. 예상 증감률은 삼성생명 –23.8%, 한화생명 –18.5%, 동양생명 –56.9%다.
손보사 지난해 선반영…영향은 '제한적'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해보험사는 올해 1분기 보험영업손익에서 IBNR 조정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미 원인사고일을 중심으로 사고일자를 적용하고 있었고, 변경되는 사안에 따른 조처도 지난해 4분기 완료했기 때문이다. 원인사고일자 기반으로 IBNR을 계속 산출하고 있던 경우 제도 변경 영향으로 오히려 환입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투자 업계서도 지난해 4분기 손보업계 IBNR 영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IFRS17 가이드라인 관련 소급법을 적용한
DB손해보험(005830)과
현대해상(001450)이 이익잉여금에 각각 –167억원, +500억원 반영되는 수준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전진법을 적용했던
삼성화재(000810)는 CSM 1500억원 증가로 이어졌다. 순이익에 비용으로 반영되는 생명보험사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생명보험업계는 IBNR 조정에 따른 비용이 올해 1분기 크게 반영됐지만 이후로는 순이익에 미치는 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1분기는 IBNR 조정으로 제도가 바뀌면서 인식했던 금액이 컸던 것”이라며 “그 이후에는 일상적으로 적립을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BNR 조정에 따른 영향이 계속 있겠지만 이번처럼 특별히 크게 비용을 반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