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보험사들의 상반기 실적에 따라 주가도 희비가 갈리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드러난 곳이 있는 반면 투자 손실 등으로 상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상반기 순익, 손보 개선·생보 하락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9조3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습니다. 모두 보험상품 판매 확대로 인한 이익은 증가했지만, 투자 손실 규모에 따라 보험업권별 실적은 엇갈렸습니다.
먼저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순익은 5조7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습니다. 손보사의 수입 보험료는 61조21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성장했습니다. 자동차보험(-1.2%)을 제외하고 장기(5.2%)·일반(8.7%)·퇴직연금(3.9%) 등의 수입 보험료는 증가했습니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순익이 3조5941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 감소했습니다. 수입 보험료는 보장성(13.2%)·저축성보험(0.7%)에서는 증가했지만 변액보험(-2.2%)·퇴직연금(-16.2%)에서 감소했습니다.
따라서 결정적인 손익을 결정한 것은 투자손익 규모였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금융자산 평가이익이 모두 감소한 점은 손보사와 생보사의 공통점입니다.
밸류업과 별개로 지난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적용 후 손보사와 생보사의 실적 희비 엇갈림은 계속됐습니다. 손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과 달리, 생보사들은 전반적으로 실적 하락을 겪었습니다.
생보사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마케팅에 집중했으나 이를 실적으로 잇진 못했습니다. 생보사들이 많이 다뤘던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등은 투자 실적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나는 상품입니다. 이는 손보사에 비해 생보사의 투자 손실은 비교적 컸던 이유입니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순익은 9조36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지만, 업권별 순익은 손보사가 상승한 반면 생보사는 감소했다. 사진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주주환원 의지·실적에 따른 주가
올해 상반기 보험업권의 실적과 주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상장 보험사들 올해 2월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이미 실적 개선에 힘을 받은 보험사들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전부터 주주환원 확대를 시작했습니다. 배당을 재개하거나 배당금을 상향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의 방식입니다. 정부의 밸류업 발표와 보험사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대부분의 상장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주가가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반면 올해 역대급 실적과 함께 주가 상향 흐름을 보였던 손보사들과 달리 생보사들의 주가는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반기 보험업계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경기 불확실성, 금융당국의 회계제도 개선 의지 등으로 실적을 단정 짓긴 어려운 상태입니다.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 부양에 힘을 쓰고는 있지만, 한 주당 가치를 높일수 있는 자사주 소각 계획도 뚜렷하게 내놓은 없습니다. 또한 금융당국은 지난해 IFRS71 회계제도가 도입 이후 실적이 크게 부푼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착시 효과 논란이 계속되자 연말까지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손보사 관계자는 "실적 개선은 IFRS17 도입보다는 장기보험으로 실적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성과를 낸 영향이 크다"며 "실적 개선에 힘입어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상품 판매로 인한 이익은 성장 중이며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새로운 회계제도로 투자 이익이 일시적으로 상승했고 올해는 그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안정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보험업권의 실적에 따라 주가도 변동이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보험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연말까지 실적 산정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