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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 새회장, 글로벌·디지털 가속화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양종희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 회장 내정자는 내부 출신인 만큼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고, 외부에는 경영승계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윤종규 현 회장이 일궈낸 '리딩금융지주' 타이틀을 수성하기 위한 여러 과제도 그의 앞에 놓여 있습니다. 무엇보다 야심차게 추진해 온 글로벌과 디지털 사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종희, 11월20일 공식 취임
 
KB금융 사외이사 일곱 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양 부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양 내정자는 오는 12일 이사회 추천 절차와 11월2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입니다.
 
지난 2021년 초 부회장에 선임된 양 내정자는 최종 숏리스트 3인 경쟁 속에서도 '2인자' 격인 부회장 경력이 가장 길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손꼽혀왔습니다.
 
경영 능력 면에서도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초대 사장으로 3연임해 연착륙에 기여하고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양 내정자는 역대 KB금융 수장 중 처음으로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내부 출신 회장이 됐습니다.
 
1961년생인 양 내정자는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주택은행에 입사했습니다.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합병한 이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내는 등 '재무·전략통'으로 인정받았습니다.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고, 대표까지 맡아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렸습니다. 부회장 선임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사업 성장동력 확보해야
 
올해 상반기 KB금융은 신한금융과 일찌감치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은 2조9967억원, 신한금융은 2조626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상반기 KB금융은 1조3195억원, 신한금융은 1조9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요. KB금융이 상반기 가장 이슈였던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앞섰다는 점에서 완승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KB금융이 리딩금융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분야의 성장이 과제로 꼽힙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은 중국,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6개에 불과합니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까지 진출해 있는데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정상화도 이뤄내야 합니다. 국민은행이 지난 2018년 인수한 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소매 금융 부실이 커진 상황입니다.
 
은행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비은행과의 고른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비이자이익 강화를 위해 신시장을 확대하는 것은 KB금융이 성과를 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이유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도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K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수익, 이자 수익과 비이자 수익을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규제 완화를 통한 비금융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변화하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디지털 부문에 힘을 줘야 합니다. KB금융은 윤 회장 체제에서 '넘버원(No.1) 금융플랫폼'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KB스타뱅킹을 슈퍼 앱으로 진화시키고 있습니다. KB스타뱅킹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200만명으로 시중은행 앱 중에서는 1위에 올랐지만, 실질적인 경쟁자로 보고 있는 인터넷은행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다.
 
KB금융의 목표는 목표는 빅테크 기업들과의 플랫폼 경쟁에서도 승기를 쥐겠다는 것인데요. 은행 앱 1위인 카카오뱅크(323410) (25,950원 ▼150원 -0.58%)의 MAU는 약 1600만명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 빅테크 등이 거대 플랫폼을 무기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양 내정자는 향후 디지털 플랫폼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을 획기적인 전략 수립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