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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4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KB국민은행이 상반기 신탁수익 부문에서 4대 시중은행 1위를 수성했다. 상반기 호실적에 이어 전통적인 신탁사업 강자로서 자산관리 부문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지주 회장에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이 내정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양 부회장이 부문장 경험과 비은행인 KB손해보험 대표 이력을 살려 수익구조 다각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상반기 신탁수익 4대 은행 중 '최대 규모'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의 신탁수익은 1080억원을 기록해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신한은행은 828억원, 하나은행은 982억원, 우리은행은 729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신탁수익은 금전신탁부문에서 1077억원, 재산신탁에서 22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는 지난해 말 신탁수익의 75.7%를 달성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신탁수익은 금전신탁 1412억원, 재산신탁이 13억원 수준으로, 총 1425억원의 신탁수익을 기록했다. 전체 신탁업무운용수익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올해 신탁업무운용수익은 123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085억원보다 750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말 신탁업무운용수익인 2012억원의 61% 이상을 이미 넘어섰다.
다만 신탁수익이 지난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신탁수익은 1위를 지켜냈으나 추이는 좋지않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국민은행은 금전신탁수익으로 2939억원, 재산신탁수익으로 5억9000만원을 벌어들였다. 2020년에는 재산신탁수익이 6억7000만원으로 증가했으나 금전신탁수익이 2152억원으로 줄어들어 수익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좋은 성적을 거둬 금전신탁수익이 2799억원, 6억3000만원의 재산신탁수익을 올렸으나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재산신탁수익이 직전연도 대비 2배가 넘는 13억3000만원의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금전신탁수익이 1412억원으로 직전연도 대비 1387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수익은 크게 감소했다.
신탁 중심 비이자이익 강화
신탁수수료를 중심으로 비이자이익도 성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기준 순수수료이익은 5973억원으로, 기타영업에서 4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으로는 5555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크게 성장했는데,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의 순수수료이익은 5491억원이었다. 지난해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기타영업에서 손실을 냈는데, 비교적 큰 규모인 4721억원의 손실을 내 지난해 6월 기준 비이자이익은 770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신탁수수료 덕분이다. 순수수료이익 항목 중 신탁수수료가 124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뱅킹업무, 신용카드업무대행 등에서 각각 96억원, 71억원 등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신탁수수료는 1090억원에 비해 15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신탁수수료 총액인 2010억원과 비교해도 올해엔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신탁수수료 규모의 61%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신탁수수료가 금리 인상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또 다른 근거도 있다. 차기 KB금융 회장으로 선임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의 이력이다. 양 부회장은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에 대한 견제와 비이자이익 확대 권고를 이행하는 데에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양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금까지 개인고객부문, WM(자산관리)/연금부문, SME(중소기업)부문장을 맡고 있다. 부임 첫 해였던 지난 2021년 KB국민은행의 순수수료이익은 1188억원으로 전년 1068억원보다 대폭 증가했는데, 특히 신탁 부문에서 전년 2340억원에서 3080억원으로 증가해 전체 순수수료이익을 끌어올리는 것에 기여했다. 같은 해 그룹의 순수수료이익도 증가했다. 전년인 2020년 KB금융그룹의 순수수료이익은 2조9590억원에서 2021년 3조6260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국민은행은 신탁상품도 다양화하면서 고객증대를 노리고 있다.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신탁상품은 크게 △특정금전신탁 △불특정금전신탁 △재산신탁 △상속·증여신탁 △퇴직연금 신탁으로 나뉜다. 각 신탁 유형에서의 주요 상품은 △파생형 △연금저축신탁 △금전채권신탁 △KB위대한 유산신탁 △확정급여형 신탁이다. 특히 상속·증여신탁의 경우 KB위대한 유산신탁을 통해 위탁 고객 생전에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등의 재산을 신탁하고 사후 미리 지정한 상속인에게 재산을 승계할 수 있도록 종합 상속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언대용 신탁이다. 위탁자 사후에 남겨진 반려동물을 위한 신탁상품도 있다. KB반려행복신탁은 위탁 고객이 사망으로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 반려동물 사후부양자에게 반려동물 양육 자금을 지급하는 신탁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적으로 금전신탁이 재산신탁 대비 신탁보수율이 높은 편인데, 타행대비 금전신탁 비중이 높고 판매규모가 커 신탁수익이 높게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이어 "WM, 연금 등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고 이자이익 중심의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