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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하는 AI 은행원"…은행권 챗GPT 등장 기대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금융당국이 망 분리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르면 연내 은행권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나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간 은행권 AI 서비스는 내부적으로 확보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제공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앞으로는 금융소비자와 상호 소통하는 AI 상담사와 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가 구현될 전망입니다.
 
외부 데이터 활용 제한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 2022년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존 은행권의 AI 활용은 △신용평가 △여신심사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및 상품 추천 △이상거래탐지 등 5대 서비스 위주로 진행됐습니다.
 
내부 빅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한 전통적 AI 기반의 활용이 대부분인데요. 망 분리 규제 때문에 외부 망 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망 분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생성형 AI를 활용하게 된다면 보다 폭넓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AI기반 신용평가 고도화를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고, 다방면에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사를 아우르는 생성형 AI 인프라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 계열사에 AI 기술을 제공하고, 활용 지식을 공동 자산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내부 업무를 효율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고객용 서비스는 일부 기능 시범 활용정도에 그쳤습니다. 우리은행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 상담 서비스인 AI뱅커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예적금 기능에 특화된 생성형 AI 서비스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망분리가 완화되면서 기존 한정된 데이터보다 다양한 데이터 학습이 가능해지고, 규제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효율적인 툴들을 사용할 수 있게 돼 AI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은행권 AI 서비스. 국민은행(좌) AI비서는 기존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우리은행 AI뱅커는 생성형 AI를 활용했지만 기능이 예적금 추천에 한정돼있다.(사진=뉴스토마토)
 
해외는 생성형 AI 활용 중
 
기존 빅데이터 시나리오를 기반의 챗봇이 아닌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 시중은행의 목표입니다. 외부 인터넷 연결 망을 통해 챗GPT 등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다면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은행원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고객 상담에 생성형 AI를 활용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챗GPT에 기반한 모건스탠리 AI어시스턴트를 선보였습니다.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의 보조도구인 이 서비스는 고객이 자문을 요청했을 때 AI가 은행 내부 연구보고서와 각종 문서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필요한 정보를 은행 상담 직원에게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상담원은 시간을 절약해 더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건스탠리는 고객 관련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해 메일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용하고 있습니다. AI 서비스 개발에도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 씨티은행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깃허브 코파일럿(생성형 AI를 활용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동 코드완성 서비스) 활용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시스템 설계 계획과 감사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용도로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지난해부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감사 프로세스의 오류나 누락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망 분리 규제는 무엇
 
금융위원회는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고 생성형 AI 활용을 가로막던 규제를 단계적으로 축소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망분리 규제는 금융권의 망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국의 규제 개선은 3단계에 걸쳐 이뤄집니다. 먼저 금융당국은 법 개정 전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금융회사의 생성형 AI 활용을 허용합니다. 대부분의 생성형 AI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터넷 환경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국내 금융권은 물리적 인터넷 망분리로 인해 도입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응용프로그램(SaaS) 이용 범위를 대폭 확대합니다. 기존에는 문서관리, 인사관리 등 비중요 업무에만 활용이 가능했지만 보안관리, 고객관리까지 이용범위를 넓히고 모바일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연구·개발 환경에서 자료를 보다 간편하게 옮길 수 있도록 물리적 제한을 완화하고 가명정보 활용을 허용합니다. 금융사가 생성형AI를 활용해 가명처리된 개인신용정보까지 처리 및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후 1단계 샌드박스의 운영 성과와 안정성이 검증될 경우 2025년 상반기 2단계 샌드박스를 추진해 데이터 활용범위를 늘리는 등 규제특례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입니다. 3단계에서는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이 검증된 사례를 정규 제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금융보안법(가칭)을 마련해 새로운 금융보안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가 금융권의 망분리 규제 개선을 발표했다. 금융사들은 앞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