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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IB가 가른 증권사 실적…수익 다각화 통했다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해외 주식 거래와 투자은행(IB) 부문의 성과에 희비가 갈렸습니다. 미래에셋과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 거래 증가로, 키움증권은 IB 부문의 강력한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국내 주식 거래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해외 부문에서의 수익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한 모습입니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 3분기 미래에셋·삼성·키움·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등 주요 증권사의 순이익(지배주주)은 총 1조209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동기 8260억원 대비 46.5% 증가한 성과입니다.
 
미래에셋·삼성 등 해외거래 증가 효과 뚜렷
 
회사별로 한국금융지주(071050) (61,200원 ▼1,300원 -2.12%)는 트레이딩 부문 개선이 큰 힘이 됐습니다. 한국금융지주는 3분기 312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47.4% 증가한 성과입니다. 이는 트레이딩 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트레이딩·상품 손익이 129.1% 급증했는데요. 채권평가이익이 2분기보다 약 400억원, 환평가이익은 약 350억원 늘었습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이익은 3.6% 감소했습니다. 거래 대금 감소에도 약정점유율이 1.4%포인트 상승, 해외주식수수료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7.2% 증가했지만 신용잔고 감소로 이자수지가 13.5% 줄어든 것이 컸습니다.
 
IB·기타수수료는 8.4%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3분기 대형 딜로 인한 실적이 빠진 기저효과와 이번 분기 인수주선수수료 감소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은 해외 주식 잔고가 급증한 덕에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순이익이 2912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275.9%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엔 대규모 평가손실을 반영했던 탓에 올해 성장률은 더 뛰었습니다.
 
특히 국내 거래대금 감소에도 브로커리지 수익이 10.1% 증가한 것이 두드러집니다. 국내 수수료수익 감소를 해외부문 수수료수익을 키워 상쇄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주식잔고는 업계 최초로 3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IB 수수료수익도 30.4% 늘었습니다.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등 대형 기업공개(IPO) 주선에 따른 수수료수익이 전분기보다 77.2% 늘었고, 인수합병(M&A) 수수료수익도 호실적에 기여했습니다.
 
다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펀드에서 약 8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그 외 투자자산 평가손익이 약 250억원으로 총 600억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전배승 LS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도 여의도 사옥 매각 이익이 반영되면 긍정적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의 경우 해외 브로커리지의 안정적 수익으로 지속 성장이 기대됩니다. 삼성증권의 3분기 순이익은 59% 증가한 2403억원으로 추정치를 넘었습니다. 삼성증권도 해외 주식 거래가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삼성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은 3% 증가했는데, 국내에선 17% 감소한 성적을 해외에서 79% 키운 결과입니다. 다만 IB수수료수익은 29% 감소했는데요. 지난해 채무보증수수료가 유독 많았던 영향으로 보입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올해 매분기 각각 2531억원, 2579억원, 24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일회성 요인 없이 높은 실적을 낸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라며 "4분기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은 IB 부문에서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습니다. 3분기 순이익은 2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것은 해외주식과 IB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한 결과입니다.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8.8% 감소했습니다. 신용잔고 감소로 이자수지가 17.2%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IB·기타수수료 수익은 86.9%나 불어났습니다. 주식자본시장(ECM)·채권자본시장(DCM) 실적과 부동산 금융의 성장 덕분입니다. 트레이딩·상품 수익도 410.7% 급증했으나 지난해 3분기 부진했던 실적으로 인한 기저효과입니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비중이 66.7%로 위탁매매가 33.1%, 브로커리지 관련 이자수익이 33.6%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은 보수적인 운용으로 상대적으로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습니다.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539억원으로 52.7% 증가했습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지만 절대 규모로는 경쟁사 대비 부진한 실적으로 평가된다"며 "보수적인 운용정책과 운용사 실적 부진으로 트레이딩·상품수익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업다각화 성과 나타나고 있어
 
금융투자업계는 3분기 실적이 좋았던 배경을 두고 증권사의 사업다각화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평가합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몇 년 동안 증권사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오고 있고, 예전보다 불어난 자본력으로 체력이 커져 자본시장 회복 시 실적도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부담에 영향 받을 증권사들이 있어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3분기까지 나타난 실적 개선 흐름은 4분기를 넘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증권주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며 "연속적인 실적 서프라이즈와 주주가치 제고 계획 발표로 은행주 못지 않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5년 증권업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6% 증가할 전망"이라며 "증권업은 금융업 내에서 금리 인하의 수혜주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업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