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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삼전·하이닉스 팔고 인텔·TSMC 샀다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005930) (72,800원 ▼700원 -0.96%)SK하이닉스(000660) (131,200원 ▲200원 +0.15%) 주식을 매도한 반면 미국에선 TSMC,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인프라 공급망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투자자들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126억원, 1218억원 순매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와 미국 인텔 주식을 대거 순매수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TSMC 주식을 총 3658만9506달러(약 409억원), 인텔 주식은 총 1573만5231달러(약 17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TSMC는 이달 국내 투자자 순매수 4위에 올랐다. 예탁결제원 데이터가 실제 거래일 이후 3일 정도 시차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매수 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반도체 주식을 팔고 해외 주식을 매수한 것은 국내기업보다 해외기업의 주가 상승여력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주가가 1.20%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TSMC와 인텔은 각각 8.18%, 29.23%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에겐 부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를 개최,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체계를 강조했는데, 향후 중국 수출을 제한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한다. 
 
미국이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기업들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요구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TSMC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세계 차량용 반도체 생산의 10%가량을 담당하고 있으나 삼성전자의 경우 그간 차량용 반도체를 거의 생산하지 않았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고성능 메모리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미국의 반도체 투자 요구에 TSMC와 인텔은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TSMC는 미국 생산 라인에 핵심 인재 1000명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인텔은 반도체 생산라인 일부를 차량용 반도체 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들도 TSMC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레티니티브에 따르면 전 세계 1200개 리서치 회사의 정보를 종합 분석한 결과 TSMC의 평균 투자의견은 ‘매수’로 나타났다. 최대 목표주가는 174달러이며, 평균 목표가는 134.46달러다. 현재 TSMC의 주가(120달러)를 기준으로 11%이상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인텔의 평균 매수의견은 ‘중립’이며, 평균 목표가는 65.57달러다. 인텔을 분석한 애널리스트 33명 가운데 13명이 ‘매수’ 의견을 냈지만 12명이 ‘보유’ 의견을 냈고,  8명은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으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미국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 등 추가적인 요구를 할 경우 삼성전자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공급망 복원에 관한 최고경영자(CEO) 화상 회의에 참석해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사와 IT사 19곳이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