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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랠리에 지주사 회장님도 웃었다
[뉴스토마토 이종용·신유미 기자]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늘려온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적지 않은 평가 차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올 들어 누적 20% 이상의 상승세를보이고 있습니다. 금리인상기 이자이익 증가와 배당확대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은행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영주 회장 수익률 100% '톱'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CEO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 회장입니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에는 자사주를 사들인 적이 없지만 다만 지주 부회장 시절인 2020년 3월 5000주 2만4400원에 매수했는데요. 지난 10일 주가(4만8850원)이날 기준 주가 수익률을 보면 100%에 달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던 시기에 국면에 주식을 사들여 평가이익이 두배로 불어난 것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회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 주식 1만5700주를 7억5600만원을 들여 사들였습니다. 주당 평균 4만8150원에 산 것인데 지난 10일 종가(5만5700원) 기준 수익률은 15.6%에 달합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 회장은 조 회장은 2015년 은행장 취임 이후부터 현재까지 1만2028주(취득단가 3만8975원)를 매입했는데요. 지난 10일 주가(4만1100원) 기준 수익률은 5.4%에 달합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12,940원 0원 0.00%) 회장의 경우 지난 2018년 은행장 취임 이후 지난해 7월까지 11억8093만원을 들여 우리금융 주식 9만5000주를 매수했습니다. 취득 단가는 1만2431원인데, 지난 10일 주가(1만2650원) 기준 투자 수익률로 보면 1.7% 수준입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본인들의 경영 성과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을 팔아 차익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은행주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최근 주가 기준으로 높은 평가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평균 20%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6조 순익 금융지주, 배당도 역대급 
 
금융지주의 역대급 실적에 더해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눈길을 끌며 금융주가 재평가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최근 작년 한해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5조850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전년(14조5428억원)과 비교해 9% 더 늘어나며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지주사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도 나섰습니다. 하나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27%로,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여기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연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50%로 설정했습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주당 2065원으로 결정했습니다. 당기순이익대비 배당금의 비율이 22.8%인데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소각을 의결함으로써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30.0%를 달성했습니다.
 
우리금융도 주당 1130원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습니다. 배당금액 가시성을 제고하기 위해 분기배당 도입 계획도 시사했습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최대한 조기에 12%로 개선하고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 30% 수준을 매년 실시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KB금융의 경우 현금 배당성향을 2021년과 같은 26%로 결정했습니다. 배당성향은 그대로지만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이에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3%(현금배당성향 26%+자사주 3000억원 매입)로 2021년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당국 "자본 건전성부터 먼저 챙겨야"
 
그간 금융권에서는 주주환원을 늘려 저평가된 국내 은행주를 개선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와 배당을 자제하고 충당금을 쌓으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충돌해왔습니다.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이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당국은 배당보다 자본 건전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 보다는 경제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췄느냐가 핵심"이라며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면 배당은 부차적인 문제로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금융위는 은행권 손실 흡수 능력을 키우기 위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주주들은 특별대손준비금으로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배당 확대에 부정적입니다. 이 원장은 지난 6일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최근 고금리,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에서 고통 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과 지원여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종용·신유미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