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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검사 출신 사외이사 영입 추진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재무적투자자(FI)와 풋옵션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교보생명이 검사 출신 사외이사 영입을 준비 중입니다. 이미 검사 출신 사내 미등기 임원과 사외이사를 각각 한명씩 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영입하는 것인데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핵심인 풋옵션 공방 총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이사 선임 추진 대상에는 지난 2022년 9월 퇴직한 검사 출신 인사도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2023년 2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 해당 인사의 교보생명 취업을 승인했습니다.
 
교보생명의 검사 출신 사외이사 영입은 재무적투자자와의 풋옵션 공방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보생명이 이미 검사 출신 사외이사와 임원을 영입한 바 있는데, 검사 출신 임원과 사외이사가 풋옵션 공방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풋옵션 공방의 일환이었던 안진 회계법인 고발 건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재무적투자자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의뢰를 받아 교보생명의 주식가치평가를 진행한 안진 회계법인 회계사들이 고의로 가치평가를 부풀렸다며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신 회장 측 의견을 수용해 기소에 나섰고 현재 2심 재판 선고가 마무리된 상황입니다. 재판부는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만 법조계 관계자와 현직 회계사 등 전문가들은 애초 기소가 이뤄진 것부터 예상 밖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 내부의 검찰 출신 인사의 능력이 주효했다는 말이 됩니다.
 
교보생명 법무지원실장으로 있는 조기룡 전무는 △대검찰청 감찰1과장 △청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 △서울고등검찰청 공판부장검사 △대구고등검찰청 검사 등을 거쳤습니다. 2020년 11월 교보생명에 입사했습니다. 현재 교보생명의 법무지원실장 겸 준법감시인으로 있으면서 풋옵션 공방 관련 사항을 진두지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영주 교보생명 사외이사도 검찰 출신입니다.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됐습니다. 이 이사는 1967년생으로 △춘천지방검찰청 검사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이 이사의 임기는 2년으로, 신임 이사와 함께 임기를 이어가게 됩니다.
 
교보생명의 검찰 출신 영입은 이례적입니다. 다른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법조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할 때 로펌 출신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기준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 (70,400원 ▲100원 +0.14%)은 유일호 법무법인 클라스 고문을 사외이사로, 한화생명(088350)은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습니다.
 
물론 금융사로 범위를 넓혀보면 사외이사 중 검찰이나 법원 출신 인사는 많습니다만 보험사가 법원이나 검찰 출신 사외이사를 둔 경우는 교보생명뿐입니다. 지난 8월 경제개혁연구소가 발간한 '금융회사 사외이사 분석(2022)' 보고서를 보면 금융사의 고위공직자 등 출신 사외이사 중에서는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인 사외이사들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법원·검찰 출신이 많았습니다.
 
특히 교보생명의 경우 신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고 있어 이사 선임에는 신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교보생명 대주주 간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신 회장의 경영권 방어전 성격을 띄기도 합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사외이사 선임이 확정된 사항이 아니라 교보생명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밝히기 어렵다"며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자세한 사항도 알리기 곤란하다"고 전했습니다.
 
교보생명 검찰 출신 임원 현황. (그래픽 =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