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바로가기
IR뉴스
HOME > IR뉴스
인쇄하기
[IB토마토](증권사 PF리스크)③삼성증권, 부동산 PF 내실 챙기기 집중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8: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5월5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크게 노출된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시장 한파에 PF 리스크 직격탄을 맞은 금융사는 증권사가 꼽힌다.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이 두 자릿수대로 치솟으며 하반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자 당국도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댄 상황이다. <IB토마토>는 부동산 불황이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남아있는 상황에서 증권업계의 아픈 손가락이 된 부동산 PF 현황을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기업금융(IB) 강화에 나선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역량을 키우면서도 속도조절에 들어간 모양새다. 지난해 시작된 부동산 PF 시장 위기로 당장의 사업적 성과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IB 강화, 늘어난 부동산 익스포저에 사업성과는 아직
 
(사진=삼성증권)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2023년 3월 말 기준 채무보증·대출채권·사모사채·펀드 등을 합산한 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3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PF 관련 자산은 73%에 해당하는 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삼성증권의 부동산 관련 위험 부담 증가는 최근 추진한 부동산 관련 IB 확대의 결과다.
 
삼성증권은 장석훈 대표이사 취임 후 기존에 강점을 가졌던 리테일과 자산관리 영역을 넘어 IB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IB부문을 재정비해 기존 IB사업부를 기업공개(IPO), 채권발행(DCM), 인수·합병(M&A) 등 삼성증권의 주력 IB업무를 담당하는 'IB1부문'과 대체투자·투자금융·부동산 PF등을 담당할 'IB2부문'으로 나누고 산하 각 3개의 본부를 두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IB1은 산하에 기업금융1본부(IPO), 기업금융2본부(커버리지·DCM·M&A), 투자금융본부를 두고 있다. IB2 부문은 산하에 대체투자본부, 부동산PF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를 두고 있다.
 
조직별 업무 영역 특화를 통한 수익 다각화 전략으로 리테일 사업과 자산관리 중심으로 구성된 현재 수익구조에서 IB 확대로 증시 불황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브로커리지를 비롯한 리테일 사업과 자산관리(WM) 영역 사업은 작년에 불어닥친 증시 불황으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작년 한해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4224억원으로 2021년(9653억원)보다 56.2% 감소했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3846억원으로 48.4% 줄었고 금융상품판매수익은 2865억원으로 30.4% 감소했다.
 
조직개편의 첫 성과는 IPO 시장에서 나왔다. 올해 1분기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기가비스 IPO를 주관해 5월까지 IPO 주관사의 공모총액 기준으로 삼성증권이 총 공모액 1514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IB2부문이 이끄는 부동산 PF 사업은 부동산 익스포저 증가로 가시적인 성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3,915원 ▼115원 -2.93%)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기업금융 관련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적과 수익성 개선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하지만 부동산 PF 부문은 리스크 확대로 위축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나지 않은 위기…확대보다는 내실화에 집중
 
IB 강화에 나선 삼성증권이지만 부동산 PF에서는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사업장별 선별적인 지원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증권은 진행 사업별 선별적인 신용보강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2분기를 제외하고는 분기별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액이 1조원을 넘지 않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올해 1분기 들어 진행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액은 1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에 진행한 4302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 강화는 우발부채 감소로 이어졌다. 삼성증권의 우발부채 규모는 2018년 말 2조4000억원에서 2021년 4조2400억원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2022년엔 3조1000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 3월 말 기준으로는 2조9500억원으로 감소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비율도 2020년 12월 기준 업계 평균치인 59.5%를 크게 상회하는 73.2%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2월엔 53.0%로,  2023년 3월엔 48.5%까 감소했다.
 
조정순자본비율도 2018년 말 276.7%에서 2021년 말 180.7%까지 떨어졌으나, 2022년 12월 203.9%로 200%대를 회복한 후 2023년 3월 기준으로 201.7%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안정성이 높은 알짜 사업은 뚝심 있게 진행했다. 레고랜드 사태 발발 이후에도 삼성증권은 CJ대한통운(000120) 임차 용인물류센터 담보대출(1850억원), 서울 잠실 향군타워 담보대출 모집 주선(4130억원), 부산 남천동 메가마트 부지 개발 브릿지론 주선(6500억원) 등을 진행했다. 그와 함께 본 PF에서도 후순위 비중을 줄이고 브릿지론의 절반 이상을 간접보증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했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삼성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는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하지만 자산건전성이 우수하고 부동산 익스포저를 선별적으로 인수해 오면서 현재 수도권 및 주택 투자비중이 높고 해외투자 규모가 작아 초대형사 중에서도 포트폴리오의 질적 위험은 높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도 IB부문에서의 부동산 익스포저 확대와 아직 미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 성장성과 리스크 관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 증가가 있었으나 선별적인 자산인수를 실시해 안정성이 높은 수도권역 주택 투자 비중이 높고 해외투자 규모가 초대형사 중에서도 포트폴리오의 질적 위험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