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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주가 지속 하락에 유증 차질 우려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1조원대 유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내리막을 타고 있는 CJ CGV(079160) (5,710원 ▼30원 -0.52%)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주주 배정으로 진행되는 5700억원 유증의 경우 확정발행가 결정일이 오는 9월1일인데요. 주가 하락이 지속되면 예정했던 7630원 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달 규모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론 채무상환 목적인 3800억원에 대한 비용 충당을 위해 '주주 주머니 털기'에 나섰단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려워 보입니다. 
 
CJ CGV 유증에 주주들 '분통'…주가 급락
 
지난 20일 CJ CGV가 결정한 유상증자로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CJ CGV 주가는 959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20일 1만4500원이었던 주가는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 이후 33.9% 폭락하며 1만원선을 하회하고 있는데요. 최근 결정한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의 예정발행가인 7630원과 점점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CJ CGV는 NEXT CGV(넥스트 CGV)라는 비전을 앞세워 빠른 진화를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먼저 CJ CGV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로 5700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주를 7470만주 찍어내는 유증으로 현재 발행주식총수인 4772만8537주보다 156.5% 많은 수준입니다.
 
5700억원 중 채무상환에만 3800억원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시설자금엔 1000억원, 운영자금엔 900억원 사용하네요. 조달한 자금 중 67%를 빚을 갚는데 사용하겠다는 것이죠. 넥스트 CGV라는 비전이 무색하게 빚을 갚는데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주주배정 유증이지만 대주주는 보유한 지분만큼 신주를 인수하지 않습니다. 대주주인 CJ(001040) (96,800원 ▲700원 +0.72%)는 2764억원 규모의 신주를 배정 받지만 600억원만 유증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규모가 큰 유증인데 대주주가 배정된 물량 중 22%만 참여한다는 소식은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CJ는 적은 규모의 유증 참여로 CJ CGV 보유 지분율이 낮아질 우려가 있었지만 유증을 결정한 20일 주주배정 유증과 별도로 제3자배정 유증을 단행하며 지분을 방어했습니다. 올해 안에 CJ CGV는 CJ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증을 진행하는데요. CJ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비상장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부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입니다.
 
평가액 약 4500억원인 CJ올리브네트웍스를 현물출자해 오는 8월 31일 현물출자 승인 이사회를 거치고 9월 중으로 법원 인가 등 과정을 거쳐 10월 16일에 신주로 상장할 예정입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약 1조원의 유상증자 후 CJ의 지분율은 45.4%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CJ는 주주배정 유증에 일부만 참여하고도 CJ CGV 지분 변동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
 
주가 급락에 확정발행가 하향 가능성…조달 규모 줄어드나
 
표=뉴스토마토
대주주가 주주배정 유증에 일부만 참여해 최악의 유상증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주가도 폭락하자 최초 계획한 5700억원 조달 여부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주주배정 유증으로 발행하는 신주의 예정발행가액은 7630원이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최종 발행가액은 조정됩니다. 현재 주가가 급락세를 계속 보인다면 발행가액은 하향 조정돼 조달 규모도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9일 셀바스AI(108860) (20,050원 ▼400원 -1.99%)는 유상증자 발행가액을 1만4280원으로 확정했습니다. 4월 최초 유증 결정 당시 예정발행가는 1만9710원이었는데요. 총 788억4000만원을 조달하기로 했지만 결국 571억2000만원만 조달할 수 있었죠. 유증 결정 이후 주가가 하락한 여파로 인해 확정발행가가 감소한 탓입니다. 운영자금에 조달한 금액 대부분인 769억원을, 채무상환에 19억원 가량을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조달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채무상환 자금은 없애고 운영자금으로만 전액 사용할 방향으로 수정했습니다.
 
CJ CGV도 주가가 하락하며 발행가액이 예상발행가보다 낮아진다면 조달 자금 중 67%를 사용할 계획인 채무상환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향후 주가가 8470원 정도까지 밀린다면 확정 발행가는 5090원으로 정해질 수 있는데요. 조달 규모는 채무상환 목적으로 사용될 금액인 3800억원 정도 수준에서 그칠 수 있습니다. 결국 유증으로 자금을 조달해 채무상환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현재 약세 흐름인 주가와 유증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흐름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아 보입니다.
 
유증 외에도 CJ CGV는 악재를 맞았는데요. 지난 26일 CJ ENM(035760) (74,100원 ▼900원 -1.21%)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 (52,400원 ▼300원 -0.57%)은 김영규 공동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선 최근 사내에서 발생한 횡령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CJ그룹내 악재가 이어지고 있어 CJ CGV의 유증도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입니다. CJ CGV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예정된 스케줄대로 유상증자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본확충 통해 재무구조 개선…사모펀드 매각설 대두
 
일각에선 CJ CGV가 유증 등으로 자본확충을 하는 것이 대해 사모펀드 매각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CJ CGV는 지난 3월 기준 자본잉여금이 5912억원인데요. 이익잉여금은 1조1702억원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CJ가 조달을 확정한 5100억이 자본잉여금으로 들어가면 자본잉여금은 약 1조1012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손실을 기록한 이익잉여금과 같은 수준의 자본잉여금이 생기는 것이죠.
 
재무제표를 개선하고 리스크를 감소한 이후 CJ CGV 매각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익잉여금에서 나타난 결손금을 자본잉여금으로 메꿔 재무구조를 개선한 후 향후 매각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영화관 사업이 사양산업이 돼 있기 때문에 매각을 한다면 경쟁사가 아닌 사모펀드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CJ CGV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예상보다 적은 자금을 조달할 순 있지만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유증을 주관하는 공동주관사들이 일반 공모 이후에 남은 물량을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CJ CGV 관계자는 "일반 대상 공모로도 자금 조달이 안되면 주관사에서 물량을 가져간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CJ CGV 유증의 공동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신한투자증권입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