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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PI첨단소재, 프랑스 아케마가 인수…포트폴리오 확대 기대감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표류하고 있던 PI첨단소재(178920) (31,200원 ▲1,050원 +3.37%)의 최대주주 지분 및 경영권이 프랑스 아케마에 매각됐다. 아케마는 PI첨단소재 경영권 인수를 통해 전기차용 폴리이미드(PI) 바니쉬로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중국 및 아시아 시장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PI첨단소재는 아케마의 서구권 네트워크를 통해 수요처를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PI첨단소재는 지난달 28일 최대주주의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코리아피아이홀딩스는 보유한 PI첨단소재 지분 전량 54.07%를 아케마코리아홀딩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1조원이다. 거래 종결일은 2024년 3월31일이다. 이번 계약으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는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한시름 덜었다.
 
PI첨단소재도 마찬가지다. PI첨단소재는 최근 전기차용 PI 바니쉬 등 고부가제품 사업 확대를 위해 증설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 모바일 시장 침체로 영업현금흐름(OCF)이 부진했는데, 아케마를 통해 유럽과 미국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I첨단소재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증권)
 
지난해 중국 폭스콘 리스크에…기업가치 낮아지며 매각 무산
 
PI첨단소재의 주력제품은 PI필름이다. 주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연성회로기판(FCPB)에 투입된다. PI필름은 FPCB에서 전도체 역할을 하는 동박을 지지하는 지지체와 회로 방향이 아닌 곳으로 통전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절연체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모바일 기기용 방열시트, 디스플레이, 전기차용 배터리 절연시트에도 사용되고 있다.
 
PI첨단소재의 최근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공교롭게도 중국 중심의 IT 기기 수요 증가와 코로나로 인한 도시 봉쇄 정책 여파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PI첨단소재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는 폭스콘 공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FPCB용 PI필름 매출은 2021년 121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103억원으로 줄었다. 감소세는 분기별로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해 1분기에는 355억원, 2분기 313억원으로 줄더니 3분기 244억원, 4분기 191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4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5% 감소했다. 모바일 기기용 방열시트용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7.6% 줄었다.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 상 PI첨단소재의 기업가치는 모바일 수요가 뜨겁게 일어나던 2021년 8월에는 시가총액 1조8765억원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폭스콘 공장 셧다운 소식과 함께 6월7일 1조4830억원에서 6월30일 9368억원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이 곤두박질쳤던 지난해 6월은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지분 54.07%를 1조275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한 시점과 맞물린다. 이후 인수금융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 경쟁당국 승인 이전에 인수를 철회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글랜우드PE와 베어링PEA는 법적 분쟁 절차에 돌입했는데, 글랜우드PE는 철회 직후 아케마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케마, PI첨단소재에 꾸준한 관심…시너지 효과 노려
 
아케마는 프랑스 화학기업으로, 자동차와 디스플레이에 투입되는 각종 플라스틱 및 고무, 접착제 관련 제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케마의 주력제품은 흔히 나일론으로 알려진 폴리아미드(PA) 계열 제품인데, PI 소재는 PA소재에 비해 내열성, 치수 안정성, 절연성, 내화학성 등이 뛰어나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제품, 슈퍼엔지니어링플라스틱(EP)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케마의 지난해 매출은 115억유로인데, 그 중에서도 전기차 성장에 힘입어 배터리 바인더로 쓰이는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PVDF), 전선 및 케이블에 쓰이는 폴리에테르케톤케톤(PEKK) 등 슈퍼EP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PI첨단소재는 PI소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아케마의 전기차 소재 성장 전략과도 맞닿았기 때문에 지난해 인수전에 이어 꾸준히 PI첨단소재를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PI첨단소재 역시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전기차용 PI 바니쉬 영향력을 늘리고 있었다. PI첨단소재의 전기차, 2차전지용 매출은 2020년 149억원에서 2021년 150억원, 2022년 164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1분기 관련 매출은 약 66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주요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이 지난해 4분기부터 재고조정에 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기차용 PI 바니쉬 절찬 증설 중…재무부담도 크지 않아
 
PI첨단소재는 절찬 증설 중이다. 현재 PI 바니쉬 진천공장 생산능력(CAPA)는 연 600톤 수준인데, 2024년 8월 양산 목표로 154억원을 투자해 3600톤까지 증설하기로 했다.
 
재무부담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58.5%, 순차입금의존도도 19.9%로 양호하다. 1분기 117억원 적자에도 영업현금흐름(OCF)은 9억원 유출로 선방했다. 최근 잉여현금흐름(FCF)에서 급격한 유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 자본적지출(CAPEX)에 의한 현금흐름이다. 아케마와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증설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장정훈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아시아 위주의 시장이 아케마를 바탕으로 미국 및 유럽으로 확대될 수 있다"라며 "특히 최근 전기차 바니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투자 등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I첨단소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바니쉬 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절연용 및 차량전장용 필름 등 모빌리티 용도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OLED 디스플레이 기판용 바니쉬의 고객사 인증이 올해 하반기 중 완료되면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며 "비스마트폰 및 비필름 매출 비중 확대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