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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NH농협생명, 보험손익도 대폭 개선…회계기준 전환 효과 '뚜렷'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1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NH농협생명이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으로 자본적정성에 이어 보험영업 수익성까지 크게 개선했다. 생명보험사 수익구조 가운데 '보험손익'이 발생주의 인식으로 바뀌면서 양수(+) 전환했는데, 농협생명은 해당 효과가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보장성보험 강화에 따라 보험손익 부문의 이익기여도 역시 제고될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손익 적자 벗어나…회계기준 전환 효과 가장 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지난 1분기 기준 보험손익이 986억원으로 나타난다. 보험수익으로 3955억원을 거뒀고, 보험서비스비용으로 2969억원을 인식했다. 영업이익(1920억원) 내 비중은 보험손익이 51.4%, 투자손익이 48.6%로 조정됐다.
 
생명보험사 수익구조는 크게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으로 구분되는데, 기존 회계기준인 IFRS4 체제서는 보험손익에서 발생한 적자를 투자손익으로 메우는 구조였다.
 
 
IFRS17에서는 저축성보험이 보험료수익에서 대다수 제외되는데, 보험사들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저축성보험 규모와 비중을 줄여왔다. 수익에 해당하는 보험료 수취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반면 보험금 지급액이나 사업비 지출액은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손익이 적자를 나타내고 있었다.
 
농협생명의 경우 지난해 기준 보험손익이 –4조5354억원이다. 보험수익이 5조2323억원, 보험서비스비용이 9조7677억원으로 확인된다. 보험수익 대비 보험손익은 –86.7% 수준이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했던 대표적인 보험사였고,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최근 3~4년간 보장성보험을 늘리려고 했다"라면서 "저축성에서 보장성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보험료수익이 작아지고 지급보험금은 늘어나는 구조적 특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보험손익이 더욱 마이너스가 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보험손익 인식을 기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이러한 양상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IFRS17서는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과 예상 현금유출액을 수익으로 인식하고, 실제 현금유출액과 손실계약 관련 손실액 등을 비용으로 처리한다.
 
그 결과 삼성생명(032830) (70,400원 ▲100원 +0.14%)한화생명(088350) (2,670원 ▼10원 -0.37%),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085620) (4,815원 0원 0.00%), 흥국생명, KDB생명, ABL생명, DB생명 등 대다수 생명보험사가 올해 1분기 보험수익 대비 보험손익 지표가 양수로 전환했다. 특히 농협생명은 해당 지표가 24.9%로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개선 효과가 가장 컸다. 저축성보험이 많아서 발생한 왜곡 효과가 제외된 결과다.
 
CSM 상각액 980억원…보장성 확대로 이익기여도 높여야
 
농협생명은 회계 전환에 따른 개선 효과가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지만 보험이익 규모 자체는 비교적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은 경쟁사 신한라이프의 경우 보험손익이 지난 1분기 기준 1335억원(CSM 상각액 1668억원)으로 나타난다.
 
수익구조에서 보험손익의 기여도를 높이려면 CSM을 늘리고 예실차(예정과 실제 차이) 개선이 요구된다. 보험손익에는 CSM 상각액과 함께 보험금·사업비 현금유출액의 예실차, 위험조정변동, 재보험 수익과 서비스비용 등이 반영된다. 특히 CSM은 보유계약의 미실현이익을 나타내는 항목으로 먼저는 부채로 구분되나 일정 부분을 상각하면서 수익으로 인식한다.
 
(사진=농협생명)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지난 1분기 기준 보험계약부채가 46조2435억원이며 이 가운데 CSM이 4조5315억원이다. CSM 상각액은 980억원으로 보험수익(재보험 제외)에서 25.1%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 보험수익 항목은 △예상보험금 1571억원 △예상사업비 748억원 △위험조정변동 186억원 △기타 417억원 등이다. 보험서비스비용에서는 △발생보험금 1583억원 △발생사업비 794억원 △기타 427억원으로 나타난다. 보험금과 사업비의 예실차는 각각 –12억원, -46억원으로 계산된다.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고 보유계약의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데, 농협생명은 2015년부터 포트폴리오 전환을 점진적으로 추진했다. 다만 지난해 수입보험료 기준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의 비중은 각각 53.3%, 46.7%로 여전히 저축성보험이 강세다.
 
올 1분기는 사망보험 42.6%, 건강보험 33.8%, 연금저축 23.7%로 나타나 보장성 중심의 영업을 강화했다. 특히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가 54만5228건으로 전체 신계약 건수(55만2235건)의 98.7%를 나타냈다. 보장성 신계약 건수는 1분기 기준 생명보험 업계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 중심의 보험 포트폴리오 영향으로 보험이익 기여도가 낮다. 보험이익 창출 규모가 사업 규모 대비 작은 편이다"라면서도 "보장성보험 영업 확대가 진행 중으로 CSM이 누적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보험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반기에 주력상품 개정과 특화 상품 공급 등 상품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 영업 실적이 개선됐다"라면서 "치매, 암, 건강 등 기타 보장성보험의 보장을 강화하고 특약을 신설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영업 추진 계획으로 신계약 CSM 확보를 위한 종신보험 판매를 지속하면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