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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SK하이닉스, AI용 반도체 '믿는 구석'…적자 지속에도 웃는 이유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9:1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하이닉스(000660) (131,200원 ▲200원 +0.15%)가 프리미엄 제품 덕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적자 폭이 1분기 대비 크게 줄면서 고성능 D램인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감산 정책을 시행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를 통한 현금흐름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1분기 대비 줄어든 2분기 적자 폭…3년 만에 3배 늘어난 재고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매출 73059억원, 영업손실 2882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1972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적자는 3조4023억원 적자를 기록한 올해 1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앞서 3년 간 매출액은 202032조원, 202143조원, 202245조원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규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 불황이 겹치면서 세트 수요가 줄었고 반도체 수요도 급감했다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10조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액은 4분기에 76720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원가와 판관비도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2조원대 적자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요 감소에 재고 부담은 심화됐다. 연도별 기준으로 재고자산은 2020 6조원, 2021 8조원, 2022 15조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 1분기에는 17조원까지 재고자산이 불어났다제품 재고는 취득원가 기준으로 202113929억원에서 202246516억원까지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재공품 재고는 202159173억원에서 202294339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제품은 완성된 물품, 재공품은 생산라인에서 제조과정 중인 물품을 말한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회전율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 기준으로 동종업계와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005930) (72,800원 ▼700원 -0.96%)의 재고자산회전율이 4.5,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 회전율이 8.9회였던 것과 비교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4회까지 내려갔다.

 

재고자산회전율이 감소하면서 재고자산회전기간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2098.6일, 2021114.1일, 2022152.1일까지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증가하면 재고에 돈이 묶이게 된다. 재고자산이 현금으로 회수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현금흐름도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마이너스 4643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당기순이익은 2021년 9조원대에서 지난해 2원대로 줄었고, 자본적지출(CAPEX)은 202112억원대에서 지난해 19억원대로 확대되면서 FCF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FCF가 마이너스 53166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사진=연합뉴스)

 

감산 카드 빼 든 SK하이닉스실적 정상화 가속화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적극적인 감산에 나섰다. CAPEX 규모는 지난해 19103억원에서 올해 82255억원으로 50% 이상 줄일 전망이다적극적으로 감산을 실행한 효과는 이번 2분기부터 나타났다. 매출은 1분기(5881억원) 대비 45.7%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1분기(32023억원) 대비 2조원대로 감소했다.

 

아울러 D램 시장에서도 고성능·고수익 제품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DDR5의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면서 매출에 기여했다. D램 매출에서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0%에서 올해 2분기 20%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상향됐다.

 

HBM이 최근 각광받는 이유는 올해 초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주목받으면서 AI 서버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HBM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저장 용량을 늘리고, 데이터 처리 속도는 단축했다. 때문에 HBM은 많은 양의 정보 처리가 필요한 AI 서버용 메모리로 쓰이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일반 D램에 비해 단가가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를 양산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현재 최신 제품인 HBM3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90%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3를 독점 납품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H100’SK하이닉스의 HBM3가 들어가는 것이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1분기만에 적자를 벗어났다. 지난 1분기 2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분기 다시 플러스 13000억원대로 회복될 전망이다.

 

재고자산의 현재 시장 가치를 반영하는 평가손실충당금도 1분기 대비 줄었다올해 1분기 2446억원에 달하던 평가손실충당금은 2분기에 약 5000억원 정도로 7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HBM과 DDR5 수요가 1분기 대비 늘어나면서 D램 평균 가격이 올라간 것이 반영된 것이다재고자산의 취득원가보다 시가가 하락한 경우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늘어나 재고자산의 가치를 떨어트리게 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IB 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비 CAPEX를 전사적으로 50% 이상 줄이는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지만, 현재 시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HBMDDR5에는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