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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디폴트옵션, 다윗-골리앗 싸움 본격화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지난달 12일 시행한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는 은행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데요. 증권업계는 퇴직연금의 경우 장기간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변동성 관리 등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강조합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증권사보다 은행권에서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어도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도입 목적은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수익률 확대입니다.
은행, 증권사 디폴트옵션 적립금 상반기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금융감독원)
2분기 말 기준 디폴트옵션 총 적립금은 1조1018억원인데요. 이중 은행권 적립금은 9925억원으로 1분기 말(2445억원)보다 3배 넘게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증권사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557억원에서 1034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금액에서는 은행에 견줄 수준이 못됩니다.
 
점유율에서도 당연히 은행권이 2분기 말 90%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1분기 말 81.1%에서 더 커졌습니다. 증권사 점유율은 18.49%에서 9.38%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정식 시행된 만큼 레이스는 이제부터 펼쳐질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은행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시장을 증권사들이 디폴트옵션에서 고유의 강점을 내세워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퇴직연금은 기존 퇴직금의 연장선상에 있다 보니 원금 보전 성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자산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낯선 제도가 시작돼 아직은 기업체나 근로종사자들이 적극적으로 디폴트옵션을 지정하는 경우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다고 해도 기존과 비슷한 원금보존 상품이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그 결과 은행권 초저위험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상품비중이 88.05%에 달하고 있습니다. 초저위험 상품은 적립금을 100% 정기예금으로 운용합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우리은행을 제친 미래에셋증권을 필두로 증권업계에선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과에 주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이제 3개월, 6개월 수익률이 나왔는데 해외에선 5년, 10년 수익률이 지표"라며 "최소 3~5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은 증권사 중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데요. 2분기말 기준 21조7560억원으로 우리은행(21조3034억원)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414억원으로 우리은행(636억원)보다 적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수익률에서도 선전 중입니다. 6개월 수익률 기준 저위험 상품인 미래에셋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1은 5.74%의 수익률을 거둬 해당 상품 리스트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최 본부장은 "투자를 장기로 가져가면서 자산별로 배분된 포트폴리오로 변동성 관리, 유동성 관리를 통해 좋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일을 하는 곳이 증권사"라며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로 오래 투자할 수 있도록 고객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6개월 수익률 기준에선 타 증권사의 약진도 눈에 띄는데요. 삼성증권(016360)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 2는 7.36%를 기록했고요. 신한투자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 1(4.84%),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 1(4.53%)로 은행권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