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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인수세력, 알고보니 아이에스이커머스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완구업체 손오공(066910) (2,300원 ▲25원 +1.09%) 인수에 나선 이들이 아이에스이커머스(069920) (3,650원 ▼10원 -0.27%)에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당사자들로 확인돼 눈길을 끕니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타 상장사 인수를 위해 손을 잡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된 건데요. 두 당사자들의 애매한 관계는 경영권 분쟁 중인 아이에스이커머스의 주주총회 결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영권 분쟁 ISE커머스, 주총 앞두고 의결권 확보 총력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오는 25일 주주제안에 따른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임시주총 목적은 기존 이사진들의 전원 해임과 새로운 이사진의 선임입니다. 주주제안에 나선 주주들은 임성진씨와 그의 친인척 및 양영환씨 등입니다.
 
임씨와 아이에스이커머스측은 이미 치열한 표대결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양측 모두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무 대리인을 통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임씨 등은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에 나섰는데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제기한 경영권 관련 소송만 7건에 달합니다.
 
아이에스이커머스와 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양영환씨의 경우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맺었던 인물인데요. 앞서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지난 2022년 7월 델리오, 에스에이치인베스트먼트, 양영환씨 등을 대상으로 경영권 매각 계약을 체결한바 있습니다.
 
다만 수차례 잔급 납입이 지연되면서 지분 양수도 계약 대상자가 ‘델리오→셀피글로벌→오션뉴웨이브신기술조합1호’ 등으로 변동됐죠. 이 과정에서 오션뉴웨이브조합의 최대출자자는 ‘리더스 기술투자(019570) (550원 ▼25원 -4.50%)→바른네트웤스→국보(001140) (2,830원 ▼105원 -3.70%)’로 변동됐습니다. 당초 계약을 체결했던 양씨 등은 계약에서 제외됐죠.
 
임씨 등은 국보가 아이에스이커머스 최상위 지배사로 올라서면서부터 경영권 분쟁 소송을 이어왔는데요. 임씨는 “회사는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28차례에 걸쳐서 정정공시를 했다”며 “현 경영진들과 그 배후에 있는 자들의 면면과 실체를 보면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며 의결권 대리청구 취지를 밝혔습니다. 
 
분쟁 중 이례적 맞손"특정세력이 주주제안 악용"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예고한 상황에서 당사자인 임씨는 돌연 손오공 인수에 나섰는데요.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아이에스이커머스 측 경영진이 임씨의 구원투수로 나섰기 때문이죠.
 
김종완 손오공 대표는 지난 7일 구주 173만5619주를 에이치투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임성진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신생법인으로 이번 계약체결을 위해 설립된 ‘페이퍼컴퍼니’로 보입니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카페에 주소를 두고 있죠. 해당 카페(비앤엠 메르오르)는 임씨가 대표로 있는 비상장 기업 '에이치투'의 지분 20%를 보유한 주요주주기도 하죠.
 
손오공은 지분매각과 함께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결정했는데요. 룩스투자조합, 지앤엘에스티, 티아이파트너 등이 자금 납입을 약속했습니다. 이중 티아이파트너는 김보형 아이에스이커머스의 사내이사가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요. 김보형 이사는 올해 2월 박찬하 국보 대표 등 국보측 인물들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임씨의 손오공 인수에 김보형 이사가 힘을 실어준 모습이지만, 이와 별개로 아이에스이커머스의 경영권 분쟁은 격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임시주총을 앞두고 임씨와 회사측은 서로를 특정세력의 이익을 위한 규합이라 주장하고 있죠.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의결권 대리행사 관련 의견표명을 통해 “당사는 주주제안자들의 임시주총 이사 선임 후보 내용에 대해 여러 특정세력의 규합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의 규합이 또 다른 형태의 잠재적 분쟁을 가져오지 않을지 의문이다”고 밝혔습니다.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임씨 등의 손오공 인수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주주제안자 중 특정인이 최근 손오공 인수 및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며 “(임씨 등이) 손오공과 당사 두개의 상장사를 동시에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경영권 분쟁 중인 당사자들이 손을 잡은 이례적 상황에 일각에선 임씨 등이 회사의 정상화보단 경영권 확보를 통한 인수합병(M&A) 등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 손오공을 인수하는 에이치투파트너스는 물론 임씨와 함께 CB 발행에 나선 티아이파트너 역시 ‘페이퍼컴퍼니’로 보이는데요. 티아이파트너는 삼성동에 위치한 비상주오피스에 주소를 두고 있습니다. 사무공간보단 우편물 보관 등이 필요한 장부상회사나 1인 기업 등이 주로 이용하는 곳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 경영에 대한 구체적 대안 없이 특정세력의 이익 추구를 위해 경영권 분쟁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투자조합이나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후에는 무자본 M&A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 문의를 위해 임성진 에이치투 대표 및 아이에스이커머스 측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