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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 개미 활개…'빚투' 연중 최대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8월 들어 국내증시는 조정 흐름을 타고 있지만 반대로 빚투(빚내서 투자)는 올해 최대로 늘고 있습니다.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 4월 수준(20조4300억원)을 8월 들어 잇따라 경신 중입니다. 증권사들의 신용이자 하향 등 이벤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테마주 장세에 편승한 빚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은 지나친 빚투에 대한 경고음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습니다.
 
신용잔고 연중 최고 잇따라 경신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신용거래 융자는 20조5572억원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4월 24일 최고치였던 20조4319억원을 8월 14일부터 넘어서기 시작해 지난 16일 20조5000억원 돌파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신용잔고의 증가와 별도로 8월 들어 국내 증시는 완연한 약세 흐름인데요. 8월에만 코스피지수는 4.70% 하락하며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 중입니다. 2차전지 관련주의 약세가 증시 하락을 부추긴 셈인데요. 코스피 시장에선 금양(001570) (109,600원 ▼4,800원 -4.38%), 포스코퓨처엠(003670) (325,500원 ▼15,500원 -4.76%) 등이 19~20% 급락했고,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247540) (312,000원 ▼17,000원 -5.45%)이 25% 넘게, 포스코엠텍(009520) (22,250원 ▼600원 -2.70%)이 3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그동안 리튬테마를 타고 급등했던 하이드로리튬(101670) (10,280원 ▼410원 -3.99%), 테라사이언스(073640) (1,539원 ▼72원 -4.66%) 등 리튬 관련 테마주들의 급락도 이어졌습니다. 
 
이번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하락 시킨 수급 주체는 각각 기관과 외국인으로 집계되는데요. 이번달에만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487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고,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1조2422억원 가량 매물을 쏟아냈습니다. 기관은 삼성전자, POSCO홀딩스, 기아, 파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등 시총 상위주의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인은 LG화학, NAVER, 삼성SDI, 금양,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매도 공세를 높였습니다. 개인은 8월에 삼성전자, POSCO홀딩스, 기아, LG화학, 삼성SDI 등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됩니다.
 
빚투 증가 테마주 장세와 맞물려
 
빚투 증가는 최근 테마주 장세가 지속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초전도체, 맥신 관련 등 단타 매매가 성행하면서 빚투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빚투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요. 테마주 장세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 신용융자 확대 등에 대해 경쟁이 심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란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현재 KB증권, 다올투자증권(030210) (4,100원 0원 0.00%), 대신증권(003540) (14,210원 ▲30원 +0.21%) 등은 신용이자 관련 우대금리 이벤트를 진행중입니다. 신규와 휴면 고객을 대상으로 이자율을 낮춰주거나, 대신증권의 경우 1주일이내 신용융자 이자의 경우 0%로 업계 최초로 무이자 단기 신용융자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신용잔고 급증과는 반대로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줄어들고 있는데요. 지난달말 올해 최고 수준(58조1990억원)까지 증가했던 예탁금은 지난 17일 기준 53조9604억원으로 4조원 가량 줄었습니다. 여전히 올해초 43조원 수준과 비교하면 10조원 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쏠림현상이 완화되는 가운데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테마주 장세에 편승한 단기 수익 극대화를 위한 신용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증시 불확실성 고조 구간…대외 이벤트 체크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글로벌 이벤트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우선 오는 24~26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이 추가적인 매파적 스탠스를 확인할 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지난 16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추가적인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중국 관련 불확실성도 체크해야 합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정책적 개입 가능성이 언제 현실화될지 여부가 확인돼야 합니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의 파산 신청도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입니다.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구간에서 엔비디아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23일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매출 서프라이즈를 기반으로 주가가 반전하게 되면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 즉 ROE(자기자본이익률) 보다 매출증가율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