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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하나은행, 충청권 챙기기 고심
이 기사는 2023년 08월 31일 15: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충청은행을 인수하면서 약속했던 충청권 챙기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축구단을 인수하는 등 대전·충청지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지만 한편에는 대전시 제1금고를 연이어 맡고 있으나 출연금이 수년간 동결되는 등 미흡한 부분이 눈에 띄어서다.
 
하나은행 본점.(사진=이성은 기자)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논의 이어져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전·충청지방에서 지방은행 설립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21년 충청권 시도의회의장이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 사회에서 지방은행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대전시는 지난 7월 대전투자금융에 대한 용역 최종보고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처럼 지방은행과 투자은행 설립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는 충청권 지방은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998년 6월 제1차 금융 구조조정으로 부실은행으로 지정된 충청은행을 인수했다. 이후 현재 부산, 경남, 대구, 전북, 광주, 제주에서 각 지방은행이 영업하고 있으나 충청지역 지방은행은 비어있는 상태다. 지방은행은 지방에서 만들어진 자금을 해당 지역 경제에 재투자하는 등 지방 경제를 받쳐주는 대들보 역할을 담당한다. 대전시 등 충청권에서는 지역 내에서 돌아야 할 자금이 외부로 유출된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대전시는 기업중심의 투자은행 설립을, 충남도 등 충청권은 지방은행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충청은행을 인수할 당시 지방은행의 역할도 맡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 회장도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맡기도 했다. 함 회장은 충남 부여군 출신으로, 하나은행 충남지역 본부장과 대전영업본부장을 거친 충청지역 통이다. 하나은행은 지역 현안도 챙기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대전 하나시티즌을 인수해 K리그1 승격의 기반을 조성했다. 특히 최근 논의되고 있는 대전의 투자은행 본점 설립에 대해서도 자본금을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시중은행임에도 대전하나시티즌 등 대전 충청지역에서 다방면의 활동을 통해 지방은행의 역할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충청권 챙기기 여전한 과제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대전시 제1시금고로 지난 2008년부터 해당 역할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제1시금고로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동안 115억원을 출연했다. 이후 이어진 2021년까지의 약정기간에서도 같은 금액을 출연했으며, 지난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약정된 총액은 1억원이 추가된 116억원이다. 두 번의 약정기간에서 약정총액을 동결한 것에 이어 4년간 올린 총액은 1억원에 불과하다. 
 
지자체 금고를 사수하기 위해 출연금을 늘려 논란을 빚기도 한 타 은행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남은행의 경우 울산시 시금고를 맡으면서, 2017년에서 2019년 60억원의 규모로 협력사업비를 출연한 데 이어 2020년부터 2023년 협력사업비는 110억원으로 직전 약정기간 대비 50억원 증액시켰다. 
 
  
충청권에서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지점도 줄었다. 2023년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대전충청지역 지점수는 68개로, 지난 2019년 1분기 75개에 비해 9.3% 감소했다.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 우리은행에 이어 세번째로 점포를 많이 줄였다. 농협은행과도 대조적이다. 충청권에서 대전 제2시금고 등을 맡고있는 농협은행의 경우 동 기간 0.9% 지점 증가율을 보였다.
 
충청지역에 대한 지역재투자 평가도 다소 아쉽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금융회사 지역재투자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대전지역에서 최우수 등급으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다만 충북·충남·세종에 대한 평가에서는 우수 등급을 기록해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했다. 지방은행의 경우 대구은행이 대구와 경북에서 최우수 등급을, 경남은행은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모두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하나은행도 대전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으나 지방은행만큼의 지역재투자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대전 시민 A씨는 "대전에서 열리는 행사 등에 하나은행이 일부분 지원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으나 지역민이 원하는 수준만큼 지방은행 역할을 수행하는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 "지방은행이 생기면 지방 재정 순환 등이 보다 원활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하나은행 측에 질의했지만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