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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중형 증권사 열국지)②하이투자증권, 리테일 강화 나선 까닭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6: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중소형사 IB(기업금융)강자 하이투자증권이 기존 주력 사업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리테일 강화로 경영 전략을 선회한다. DGB금융그룹의 시중은행화에 발맞춘 것으로 7월부터는 본격적인 리테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이를 통해 리테일 영업 지원의 효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모기업인 DGB금융지주의 시중은행 진출이 리테일 강화 지원군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실리고 있다.
 
부동산 건전성 확보 행보 그러나 이어진 실적 저조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하이투자증권)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82.8%로 지난 2022년 말 기록한 95.1% 대비 1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관련 지표도 개선세를 보여 유동성GAP(현금유입액과 예상 현금유출액 차이) 대비 우발부채 비율도 66.0%로 2021년 말 91.7% 대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기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우려에 따른 건전성 확보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 확대에 따른 건전성 지표 악화가 시장의 우려를 샀었다. 실제 지난 2020년부터 차입을 통한 조달액은 2019년 말 9000억원 규모에서 2023년 6월 말 2조원까지 늘었고 우발채무는 2019년 말 9776억원에서 2023년 6월말 1조 1586억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건전성 확보와는 별개로 아직 부동산금융을 비롯한 IB부문에서 부진은 이어졌다.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이 악화돼 1분기와 2분기에 걸쳐 하이투자증권은 초라한 성적표에 만족해야 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에 그쳤다. 다만 매출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이투자증권의 2023년 2분기 매출 627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6295억원 대비 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434억원 대비 56.4% 절반 이상 감소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294억원 대비 48.7% 감소했다.
 
앞서 증시 회복이 이어진 1분기에도 리테일 부문이 크지 않은 하이투자증권은 증시 활황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1분기에도 하이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59.9% 감소한 139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실적 악화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급격히 늘어난 대손 충당금이 지목된다. 대손충당금은 위험에 대비해 손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쌓아두는 금액이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에 따른 것으로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대손충당금으로 지난 1분기 309억원에 이어 2분기 125억원을 적립, 상반기 총 43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다만 사업부문별 영업수익에선 다각화가 이뤄졌다. 올해 상반기 하이투자증권 사업별 수익 중 가장 많은 순영업수익을 거둔 곳은 상품운용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 별도 기준 1523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이중 상품운용 부문이 전체의 57%인 860억원을 차지했다. 상품운용 다음으로 상반기 중 61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리테일 강화 이유는 증시 회복 수혜에서 소외된 실적 
 
IB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타계책으로 하이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분 강화에 나섰다.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증권업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IB부문의 사업비중이 큰 하이투자증권도 리테일 강화로 영업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은 만큼 하이투자증권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영업 영역 확대에 한동안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번째 행보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7월 리테일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WM2본부와 WM3본부는 영남영업본부로 통합하고 WM1본부는 수도권영업본부로 변경했다. WM추진부와 채널지원부는 리테일기획부로 합치고 상품기획부와 고객채권부는 상품전략부로 통합했다.
 
개인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4년 만에 새롭게 리뉴얼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새롭게 선보인 ‘아임하이(iM-HI)’는 이전 버전보다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서비스되던 미국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도 도입했다.
 
앞서 증권업계는 1분기부터 이어진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증가와 금리 안정화에 따른 운용 수익 확대로 연초 예상되던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리테일 강화 계획은 이 같은 시장의 흐름에 발 맞춘 흐름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4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3조110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3조953억원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증권사별 실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은 초고액자산가 고객의 위탁매매 증가로 작년 상반기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37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리테일 강자로 손꼽히는 키움증권(039490)은 작년 상반기 순이익 2634억원 보다 42.6% 증가한 3756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증가 덕분으로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이끌었다.
 
이외 NH투자증권(005940)도 전년 동기 대비 36.1% 증가한 305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신한투자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한 25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수익 대고객 서비스 강화를 통해 영업의 저변을 넓혀 수익 규모 확대를 도모하고자 하고 있다"라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차세대 MTS 도입과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및  미국 리서치 서비스 제공으로 서비스 고도화와 투자자 편의성 제고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지주의 시중은행 진출 선언...리테일 강화에 지원군 될까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지난 7월5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DGB금융지주의 시중은행 진출 계획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5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올해안에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 계획에 대해 밝혔다. 김 회장은 간담회 직후 은행연합회 로비에서  “시중은행 전환은 올해 안으로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테일 강화에 첫 걸음을 뗀 하이투자증권에게 있어선 모기업의 시중은행 전환이 가뭄의 단비같다. 아직까지는 IB부문에서 사업력 확대를 키워온 만큼 당장의 성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중은행 전환으로 모기업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DGB대구은행은 '시중은행전환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올해 9월 말까지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하는 등 시중은행 전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금융지주사 지원과 산하 계열사간 협업이 기대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지주 산하 은행과 보험 업군에서 확보된 고객이 상품 운용 능력에서 비교우위를 지니는 증권사와의 협업과 성장성은 긍정적으로 본다"라며 "다만 사업 시너지를 위해서는 고객지향적인 플랫폼 개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신용거래나 레버리지 상품군 같은 고위험 투자자산 판매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운영을 진행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