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바로가기
IR뉴스
HOME > IR뉴스
인쇄하기
[IB토마토]한화생명, 이번엔 배당 재개 가능할까…상법 시행령에 쏠린 눈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생명(088350) (2,670원 ▼10원 -0.37%)이 3년 만에 다시 배당을 재개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새 회계기준 IFRS17 체계서 경상적인 이익체력과 자본적정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상법 개정 시행령이 연내 통과되면 배당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20년 마지막 배당…올해 IFRS17 효과 긍정적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020년 현금총액 225억원(배당성향 9.6%)이 마지막 배당이다. 2021년부터는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당시 RBC비율) 하락과 IFRS17 체제에 대한 대비로 배당을 중단했다.
 
현재 한화생명 측에서는 주주환원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고 있는 상태다. 올해는 특히 부채도 시가 평가하는 IFRS17 회계 적용으로 RBC 체계서 나타난 적정성 왜곡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도 다소 완화되면서 재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새로운 지급여력 지표인 K-ICS 비율이 지난 1분기 기준 181.2%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회사 기업설명회(IR) 자료에 의하면 2분기 추정치도 180% 정도다. 기존 RBC비율은 △2020년 238.3% △2021년 184.6% △2022년 162.2%로 하락 추세였다. 더 높은 수준의 지급여력을 요구하는 K-ICS 비율이 RBC보다 높게 나왔단 점에서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한화생명의 K-ICS 비율은 경과조치(K-ICS 체계서 관련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내용) 효과 없이 회사 본연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경과조치는 K-ICS 비율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지만 유지를 위해서는 배당성향 제한 등의 사후관리 규제를 따라야 한다.
 
전반적인 흐름이 배당 재개 가능성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다만 하반기 계리적 가정(보험계약마진과 위험조정의 수익 인식, 변동수수료접근법 적용 등)의 변동이나 경제적 가정(보험부채 할인율에 관한 것으로 장기선도금리 인하와 최종관찰만기 연장 등)과 같이 K-ICS에 미치는 요인들이 남아 있다는 점은 배당 관련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법 개정 불확실성 해소 전망…해약환급금준비금 문제도 '無'
 
배당과 연관된 외적 요인으로 상법 시행령 개정도 주요하게 거론된다. IFRS17 효과에 따라 재무나 수익 측면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여유가 생겼지만 새 회계제도서는 배당가능이익이 기존보다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려면 개정이 불가피한 상태다.
 
개정안은 배당가능이익 산정에서 '미실현이익'을 조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배당가능이익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자본총계에서 신종자본증권부터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준비금, 해약환급금준비금, 미실현이익 등을 차감해야 한다. 부채에 대한 시가 평가로 불어난 미실현이익을 미실현손실과 상계하는 것이 개정안 핵심이다.
 
상법 시행령 개정은 현재 2차 실무 TF를 가동한 상황으로 세부 내용을 조정하고 있는 단계로 알려졌다. 입법예고에 이어 규제·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까지 고려하면 11월 이후에는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한화생명)
 
배당 규모나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도 언급된다. 이는 IFRS17 도입에 따라 부채를 시가 평가할 때 보험부채 감소로 해약환급금이나 보증준비금이 미달할 가능성에 대비한 계정이다. 즉 원가부채(IFRS4)와 시가부채(IFRS17) 차이인데, 금리상승으로 부채가 대폭 감소하면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크게 증가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법정준비금으로 적립하는 만큼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차감)된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기준 이익잉여금이 6조796억원, 해약환급금준비금이 2조6176억원으로 나타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2분기 중 5752억원 늘었지만 금융투자 업계서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 연구원은 "IFRS17 전환 과정에서 시가 기준 보험부채가 기존보다 감소한 만큼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은 존재한다"라면서도 "하반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지만 않는다면 준비금이 배당을 제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신한투자증권은 한화생명의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임희연 연구원은 "상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오는 연말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의지는 굳건했지만 규제 이슈로 여러 차례 배당이 불발됐던 한화생명의 배당을 기대해볼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