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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미래에셋증권, 두산로보 훈풍에…커지는 IPO 왕좌 탈환의 꿈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7: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상반기 부진한 성적을 냈던 미래에셋증권(006800)이 IPO명가의 자존심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공개(IPO) 시장 가뭄 속에 주관하던 주요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며 2021년 이후 2년 연속지켜온 1위 타이틀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최근 로봇주 강세의 훈풍을 타고 두산로보틱스에 뭉칫돈이 몰리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순위에 집착하기다는 중형급 알짜 IPO를 연이어 주관해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IPO시장 대어 두산로보틱스 시장 출격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사진=두산로보틱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협동로봇 전문 기업 두산로보틱스는 일반청약에 30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21일과 22일 양일간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청약 증거금이 33조1082억원이 모였고 최종 경쟁률은1045대1에 달했다. 
 
이번 두산로보틱스의 IPO흥행은 기관 대상 수요예측부터 예견됐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선 국내외 1920개 기관이 참여해 총 24억2379만5018주를 신청했다. 경쟁률은 272대1로 공모금액은 4212억원에 달했다. 이로써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2만6000원으로 확정했고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약 1조6853억원에서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번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을 가장 고대한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주관으로 한동안 3위에 머물렀던 순위를 다시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IPO에선 발행되는 1620만주 중에서 공동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486만주를 배정받는다. 인수금액은 1263억원에 달하며 이번 딜로 얻을 인수대가는 인수금액의 0.1%인 12억6300만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두산로보틱스 상장 이전 9월 기준 IPO시장 주관실적 순위는 한국투자증권이 4079억원으로 1위, 뒤를 이어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이 2805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증권은 2444억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2021년까지 압도적인 IPO 주관 실적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으로서는 어색한 순위다. 
 
주관 실적이외에도 이번 상장으로 기대되는 추가 수입도 미래에셋증권에겐 가뭄의 단비같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IPO 주관을 통해 일반투자자들로부터 납입받은 11조원가량의 증거금을 단기 운용해 얻을 이자수익,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수취한 청약수수료 수익, 기관들로부터 받은 청약수수료, 실권주에 대한 인수수수료와 성과수수료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IPO에서 증권사별 청약증거금은 공동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약 11조4900억원, 미래에셋증권이 약 11조4600억원을 기록했다. 공동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은 약 3조5500억원, KB증권은 약 3조5200억원이었다. 인수회사인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이 9855억원, 신영증권(001720) (59,000원 ▼400원 -0.68%) 1조100억원, 하나증권 1조1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당장의 청약수수료만 해도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IPO 주관으로 총 청약건수 43만8853건에 일반 고객 기준 수수료인 건 당 5000원으로 적용해 청약수수료 수익만 21억원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IPO 가뭄 속 순위는 엎치락뒤치락…그러나 굳혀진 하반기 순위 
 
 
2023년 상반기 IPO 시장은 유례없는 가뭄을 겪어야 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 실적'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국내 주식 발행 규모는 2조7354억원이었다. 전년 상반기 기록한 15조6833억원 대비 85.1%나 감소했다. 주식시장 대형 기업공개 부재로 인한 실적 감소 때문으로 실제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는 48건, 9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48건, 11조2546억원 대비  91.1%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IPO시장에선 압도적인 1위가 없는 혼전 양상을 보였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상위권부터 중위권까지의 순위는 누구하나 우위를 선점하지 못하고 변동이 심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1위와 2위 간의 격차는 커졌고 순위는 굳혀지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까지 IPO 주관실적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총 4건 공모총액 1081억원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이 3건 632억원이었다. 삼성증권(016360), 한화투자증권(003530) (3,195원 ▲35원 +1.10%),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이 뒤를 따랐다.
 
이 순위는 상반기 IPO 시장에서 거의 유일한 대어로 평가받던 기가비스(420770) (71,900원 ▲1,400원 +1.95%)의 상장으로 다시 한 번 바뀌어 7월 기준으론 삼성증권이 1515억원으로 1위, 2위는 한국투자증권 1401억원, 3위가 미래에셋증권 1253억원의 순이었다. 이어 NH투자증권 760억원, 신영증권 635억원, 키움증권 561억원, 하나증권 65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9월 현재 순위는 다시 파두(440110) (21,850원 ▲1,650원 +7.55%), 엠아이큐브솔루션(373170) (15,180원 ▼640원 -4.21%), 마녀공장(439090) (20,350원 ▼250원 -1.23%) 등 중형급 알짜 IPO를 주선한 한국투자증권이 4079억원으로 1위, 뒤를 이어 NH투자증권이 2805억원, 미래에셋증권이 2444억원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앞서 7월까지 1위를 기록했던 삼성증권이 1690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고, 하나증권과 대신증권이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오광영 신영증권(001720) (59,000원 ▼400원 -0.68%) 연구원은 "2023년 상반기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연기되거나 철회돼 시장의 분위기가 식어갔다"라며 "하지만 그 와중에도 경쟁률의 경우 평년과 비슷한 경쟁률을 보인 만큼 하반기에는 회복이 가능하지만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집중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쉬움 많은 미래에셋…하반기는 중형사 IPO로 내실 다지기
  
(사진=미래에셋증권)
 
두산로보틱스로 IPO 시장 2위를 되찾을 미래에셋증권이지만 9월까지 이어진 IPO시장에서 아쉬움은 여전하다. 앞서 1분기까지는 1위와 큰 격차 없이 2위를 기록했고, 하반기 잇따른 IPO 주관이 기대돼 무난한 1위가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등이 상장을 철회한데 이어 상장 기대감이 높았던 CJ올리브영, SSG닷컴 등도 상장이 지연되면서 무난한 1등 달성에는 제동이 걸렸다. 
 
이에 더해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심사를 통과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양극재용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생산하는 회사다. 지난 4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했을 당시만 해도 IPO시장 순위를 가를 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에코프로(086520) (629,000원 ▼31,000원 -4.93%) 그룹의 대주주인 이동채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되자 상장 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비상이 걸렸다. 현행법 상 상장 심사 시 대주주의 금융 관련 법령이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 등을 따져본다. 생각지 못한 대주주의 리걸 리스크(위법 행위로 인해 불이익 처분에 노출될 위험)에 발이 묶이게 된 것이다.
 
기대했던 대형 IPO가 좌초된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IPO 방향으로 중소형 IPO를 통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의 IPO를 주관해 IPO명가로서의 입지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규모보다는 양질의 다수 기업들의 IPO 연내 주관에 성공한다면 격차가 압도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추월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상장이 진행되는 밀리의서재와 신성에스티의 IPO 단독주관을 맡았다. 밀리의서재는 희망공모가밴드가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기준 공모예정금액이 300억원에서 345억원 사이 규모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1937억원이다. 신성에스티는 희망공모가밴드가 2만2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기준 공모예정금액은 440억원에서 500억원 사이 규모로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2262억원이다.
 
이어 오는 10월 수요예측과 일반공모를 실시하는 퓨릿도 미래에셋증권이 단독 주관사로 나선다. 예상 시가총액은 희망공모가밴드 상단 기준 1796억원이다. 오는 10월 공모 절차를 거쳐 11월 중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인 SGI서울보증도 2760억원에서 3617억원으로 공모 밴드가 설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IPO시장이 지난 2021년 같은 호황이 아닌 만큼 몇 건의 중형급 딜로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라 쉽게 예단할 수 없다"라며 "하반기에는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의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순위 연연하기보다는 내실에 집중해 IPO 명가로서 의미있는 사업진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