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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떠나는 윤종규 "3년짜리 CEO로 장기계획 못세워"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KB금융을 상징하는 노란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퇴임을 두 달 앞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5일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회장 취임 후 9년 간 노란색 외의 넥타이를 매 본 적이 없다"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임기 중 가장 보람이 있었던 성과로 리딩금융으로의 성장을 꼽았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취임해 9년간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을 이끈 윤 회장은 오는 11월20일을 끝으로 회장 임기를 종료합니다. 윤 회장은 재임기간동안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고, M&A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KB금융을 리딩금융 자리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윤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해 인수통합(PMI)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어 프루덴셜 생명을 추가 인수해 비은행 부분을 강화했습니다. 윤 회장은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현재 비은행 부분은 은행 부분과 함께 KB의 강력한 양 날개의 성장 엔진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KB금융의 경영승계절차는 관치 및 낙하산 논란 없이 안정적이고 모범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회장은 취임 직후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회장 후보 선정 과정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습니다. 윤 회장은 "마지막 재임기간 동안 탄탄한 경영 승계절차를 구축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 모범적인 회장 후보 추천 과정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목표였던 아시아 선도 금융 대열에 끼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윤 회장은 "KB가 리딩금융이라고 하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이부분에 굉장한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 회장은 또 '금융의 삼성'이 탄생하기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금융의 삼성이라는 말을 아마 제가 제일 먼저 썼던 사람일 것"이라며 "글로벌 20위권에 들어가려면 자본규모를 최소 2.5배 이상 늘려야한다. 개별 회사의 노력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바람을 비쳤습니다.
 
현재 금융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단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습니다. 윤 회장은 "최근 10년 간 미국의 경영자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며 "과연 3년, 6년마다 바꿔대는 (국내) CEO 체계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CEO에 대해서 시장의 반응이 굉장히 객관적이고 민감해지고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잘 투영하는 이사회가 되기 위해 독립성, 전문성, 다양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일어서서 답하고 있다. (사진=신유미 기자)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