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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 앞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현안 산적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임기초 시장조성자 제도 손질을 천명했으나 증권사들의 이탈만 늘고 있습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시장조성자 업무로 얻을 수익보다 인건비 등으로 나갈 지출이 더 많을 뿐더러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여 과징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말 임기 만료를 앞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5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3,915원 ▼115원 -2.93%)이 한국거래소 시장조성자 업무 중단을 검토 중입니다. 이베스트증권은 올해 3분기에 코스피·코스닥 양시장 모두 시장조성자 분기의무충족 종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베스트증권 관계자는 "아직 철수한 것은 아니고 업무중단을 검토 중"이라며 "시장조성자로써 시세조종 등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회사에 유익한지 고심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베스트 측의 부인에도 증권업계에선 기존 이베스트 시장조성 업무 담당자들이 타 회사로 대거 이직했기에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성자 업무의 경우 전문적인 노하우가 필요하므로 주요 팀원들이 이직하게 되면 아무래도 사업을 영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신한투자증권이 양시장 모두 이탈했고, 하이투자증권도 같은달 코스닥에서 철수했습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성을 고려해서 코스닥 시장조성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며 "현재까지 다시 업무에 들어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도 "다른 LP(유동성공급)업무도 있고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시장조성 업무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코스피시장에선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 교보증권(030610) (4,995원 0원 0.00%) ,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 신영증권(001720) (59,000원 ▼400원 -0.68%), 하이투자증권, 한국IMC(외국계) 등 6곳이 담당하게 됩니다. 코스닥시장 또한 DB금융투자(016610) (3,880원 0원 0.00%)를 포함해 6곳이 됩니다. 지난 2021년 3분기 코스피 14곳, 코스닥 13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절반이상이 줄었습니다.
 
증권사 3곳은 올해 연달아 철수를 결정하면서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제재와 규제 강화로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손 이사장은 임기초인 2021년 시장조성자에 대해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해 업틱룰 예외를 전면 폐지하고, 호가 점검 주기를 분기별로 단축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금융당국이 시장조성자 증권사에 시세조종 및 시장교란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등 기존에 참여했던 외국계 증권사들의 신청은 들어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시장조성자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수수료와 인센티브를 받지만 큰 수익이 되는 사업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거래소에선 수수료를 확대할 계획은 없지만, 조성 종목 확대를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란 입장입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년 대비 인센티브를 특별히 확대하진 않았다"며 "시장조성자들은 거래수수료를 면제받고 있고, 조성 종목 확대에 관련해선 세금이슈가 있는데 기획재정부와 연계해야하는 업무가 있어서 현재 노력중"이라고 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징금 부과 때문에 시장조성자 참여에 부담감을 느낄수 밖에 없다"며 "한 번의 실수로 법적 규제와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일 수 있어 증권사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CFD사태 등 곳곳서 사고 터져 
 
시장조성자 이탈 뿐만 아니라 손 이사장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각종 현안이 터져 나오며 속앓이 중입니다. 증권업계에 남은 유관기관장 중 전 정부 인사로 조용한 퇴임을 꿈꿨지만, 각종 현안이 올해에만 잇따라 터지고 있어섭니다. 지난 2020년 12월 선임된 손 이사장은 오는 12월20일에 임기를 종료합니다. 
 
손 이사장은 취임을 앞두고 역대 다른 이사장들처럼 '관피아'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한국거래소 노조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습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정권마다 금융위원회 출신이 임명되는 전형적인 낙하산 자리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는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 심사와 관련해 개인투자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으며, 신라젠 상장 폐지 정보 유출 혐의로 800여명 소액주주들로부터 경찰에 고발당하기도 했죠. 
 
임기 마지막해인 올해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가 터지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불려가기도 했습니다. CFD 전수조사와 역대 최대규모인 특별 점검단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습니다. 연말엔 임기초에 선언한 시장조성자 제도 활성화에 대한 고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다음 거취가 주목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로썬 다음 선임자에 대해 정해진 사안이 없다"며 "금융위원회가 이달에 인사가 있는데 보통 그 이후로 (선임 인사) 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손 이사장은 임기가 12월20일까지이니 다음 이사장 후보는 11월초가 되야 추천위원회에서 얘기가 나올 거 같다"고 전했습니다. 
 
한국거래소 서울 여의도 사무소.(사진=신대성 기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