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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예탁금 이자율 인상 기대에 쏠린 눈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증권업계 1위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이 예탁금 이자율을 국내 증권업계 최고 수준인 2%까지 올렸습니다. 고객 예탁금 이자는 낮게 지급하면서 주담대 등 신용대출은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이자장사 비판이 커진 영향인데요. 하지만 이번 조치는 100만원 이하 구간 투자자에 한정하는 것인 만큼, '눈 가리고 아웅'이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 또한 금액대마다 차등 적용하는 경우가 허다해 예탁금 규모와 상관없이 이자율 통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요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현황.(사진=뉴스토마토)
 
이자 차별은 각사 전략일환…"규제 어려워"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상향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노무라금융투자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100만원 이하 이용료율을 연 2%로 상향했습니다.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연 0.75%를 적용합니다. 기존에는 50만원 미만 연 0.1%, 50만원 이상 연 0.75%가 적용됐습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지난 1일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별도의 예탁금 구간 없이 2%로 올렸습니다. 업계 최고인 한국SG증권은 이용료율이 2.5%입니다. 금액대 전체구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탁금 이용료율은 투자자들이 주식 등 금융상품 매매를 위해 계좌에 넣어둔 돈을 증권사가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를 뜻합니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이용 고객 90% 이상이 예탁금 규모가 100만원 이하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혜택줄 수 있는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주식를 보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차익 실현을 하면서 예탁금 규모가 1000만원대를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해 차별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업계내에서도 100만원 이하는 소액이라 의미없는 조치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금액별로 차등을 주는 것은 각사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다른 것인데, 타 증권사들도 이미 하고 있는 방식"이라면서 "불만이 있는 고객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옮기면 3%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뿐만 아니라 주요 증권사들도 예탁금이 소액일 경우(30만~100만원) 이용료율을 차등화 시키고 있습니다. 50만원 미만일 경우 메리츠증권은 연 0.3%를 적용하고 있고,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대신증권(003540) (14,210원 ▲30원 +0.21%),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001720) (59,000원 ▼400원 -0.68%) 등은 연 0.1%로 적용합니다. 이들은 100만원 이상 구간에는 0.3~1%까지 통일화했습니다. 이밖에 카카오페이(377300) (46,600원 ▼1,850원 -3.97%)증권의 경우 종합계좌 예탁금 30만원에 연 5%, 100만원까지 연 2.5% 예탁금 이자를 제공합니다. 100만원을 넘어갈 경우 일률적으로 0.3%를 적용하고있죠. 
 
국내 주요 증권사 20여곳 중 예탁금 이자율을 통일시킨 곳은 신한투자증권(1.05%), 한화투자증권(003530) (3,195원 ▲35원 +1.10%)(0.4%), 하이투자증권(0.4%),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0.5%), 토스증권(1.0%), 하나증권(0.35%) 등 6곳 뿐입니다.
 
금융감독원 측은 증권사 뿐만 아니라 은행 또한 예금규모 별로 이자율을 다르게 산정하고 있어 이를 규제하기엔 부적절하단 입장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자율이 금융사 전략에 따라 다르게 산정하고 있는 거 같다"면서 "예탁금도 은행 예금과 비슷한 성격이라 가이드라인은 제시하고 있지만 직접 이를 제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쥐꼬리 이자' 논란…"최소 기준금리는 돼야"
 
증권사 이용료율이 1% 미만인 곳은 여전히 대다수라 '쥐꼬리 이자' 논란은 지속되고 있는데요.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부터 시행한 모범규준에 의해 각사는 이용료율 상향을 검토 중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검토중인 상황이며 연내나 내년초에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도 "내부에서 논의중이라 연내 결정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신증권은 "검토 중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확인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상향 검토 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자의적인 산정기준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예금금리와 신용융자이자율에 비해 이용료율은 과도하게 낮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 또한 최소 기준금리이상은 지급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증권사들이 고객 예탁금으로 이익을 남기면서 본인들 이익만 생각한다"면서 "투자자들에게 받아가는 신용이자의 경우 7%를 넘어 10%에 육박하는데, 예탁금 이자도 한국은행 기준금리(3.5%) 이상은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모범규준 시행 이후 증권사별 비교가 용이하도록 공시방식이 개선된다"면서 "증권사간 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투자자들의 선택권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