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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금투업계 과제)부동산PF 위기 극복 최우선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2024년에도 금융투자업계는 어려운 환경이 예상됩니다.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부동산금융 부실 여파도 닥칠 전망입니다. 증권업계에선 5대 증권사 수장이 모두 바뀌는 등 위기에 대비한 세대교체가 진행 중입니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소외된 액티브펀드의 운용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우수한 운용인력 수급과 그를 위한 운용사의 투자가 절실해 보입니다. 
 
실적개선 위한 인사쇄신 및 리스크관리 강조
 
올해 연말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 KB증권,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 등 5대 증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되는 전례없는 인사가 단행되고 있습니다. 메리츠증권도 CEO가 교체됐습니다. 위기에 대비한 수장 교체로 해석됩니다.
 
올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고 내년 전망도 어두운 상황입니다. 지난 3분기 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KB, 하나, 메리츠, 신한투자, 키움,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1조3582억원으로 1분기(2조3331억원)에 비해 41.8%나 감소했습니다. 영업환경 악화에 대규모 충당금을 쌓느라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도 상업용 부동산 평가손실과 펀드 관련 보상 등이 예고돼 있어 전망이 어둡습니다. 고금리가 지속돼 채권평가 손실도 우려됩니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사태로 4000억원의 미수채권이 발생했고,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부동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증권업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미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해 대손비용을 반영했지만 잠재적인 부실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건설업계 위기설도 재점화되는 분위기여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부동산 PF 관련 우려로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SK증권의 신용등급을 조정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고강도 검사를 진행한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해당됩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 자금력이 약한 증권사부터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습니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내년부터 4개의 부동산 PF 본부를 2개로 통폐합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할 방침입니다. 업계에선 내년에도 이복현 금감원장의 엄격한 PF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PF 리스크 관리에 대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 수익성이 회복되기는 어려워 적당한 선에서 구조조정과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수장을 교체한 증권사들은 조직을 슬림화하고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등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WM) 경쟁력 강화를 위해 허선호 부회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대체투자 관련 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등 조직을 재편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사업본부와 IPO 조직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메리츠증권은 투자금융(IB) 3개 본부를 단일 본부체제로 통합하고 있습니다.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성장전략을 짰던 증권사들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과 IB 사업을 강화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고액자산가에 힘입어 수익 회복을 노릴 수 있는 WM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10호 종투사' 탄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 인가를 받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자회사 배당, 보유자산 재평가, 유상증자 등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기 위한 행보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운용업계, 공모펀드 운용역량이 중요
 
자산운용업계는 수년에 걸쳐 퇴직연금 성장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연금 세제혜택 확대 등으로 인해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습니다. 하지만 공모펀드가 크게 위축된 데다 수익성이 둔화하면서 업계 내 양극화 현상만 강화된 상태입니다. 해외 진출 성과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대형화를 통한 해외 운용 역량 확대 및 퇴직연금 운용 체계 합리화를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현재 공모펀드 시장은 성적을 내지 못해 투자자들에게 철저하게 냉대받고 있습니다. 초과 수익을 내는 주식형 액티브펀드가 많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상장지수펀드(ETF)는 큰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죠. 금융투자협회의 3분기 펀드동향에 따르면 ETF를 제외한 일반 펀드에서는 설정액이 8000억원 빠져나간 반면 ETF에는 10조5000억원이 순유입됐습니다. 그렇다고 ETF 관계자들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습니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고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액티브펀드의 회생은 리서치 강화와 유능한 인력의 재확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상품·운용전략을 지원할 운용사들의 투자는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대형사들이 시장을 선도할 필요도 있습니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투자 성향의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ETF와 견줄 수 있는 액티브펀드의 경쟁력은 장기운용 성과"라며 "강력한 리서치와 현장탐방 등 기업분석을 통해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저평가 기업을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 세제혜택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연금계좌에 담을 양질의 타깃데이트펀드(TDF), 자산배분형펀드 등을 설계하고 공급할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