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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10조 몸값' 토스, 주관사 선정 돌입…"경험과 시장 설득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1월 8일 19: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몸값만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토스(toss)가 상장을 재추진하며 주관사 선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핀테크 업체 상장 주관 경험이 있는 증권사는 손에 꼽는다. 하지만 수년째 적자인 토스의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고, 시장을 설득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토스,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상장 재시동
 
(사진=비바리퍼블리카)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합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각 증권사에 발송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을 위해선 주관사 선정 후 회계감사와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상장예비 심사와 공모 등을 거친다. RFP 발송은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는 신호다. 
 
토스는 지난 2022년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에서 기업가치 8조9000억원을 인정받아 2959억원 규모 신규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벤처캐피탈(VC) 알토스 벤처스와 KDB산업은행이 1000억원씩 투자했고 광주은행이 200억원, 다올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증권도 소규모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토스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최대 20조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증시 불황과 잇따른 공모주 거품 논란으로 상장 계획을 미뤘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공모주 투자 열풍이 불면서 상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주관사 선정 예정이고, 대내외적인 사전 준비로 보면 될 것"이라며 "현재 앞으로 진행될 부분에 대해서는 미정이지만 주관사 선정 후에 논의하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몸값 10조원?…핀테크 상장 경험 KB와 삼성뿐 
 
토스 상장은 새해 기업공개(IPO) 업계의 화두다. 상장 후 기업가치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10조원 이상이 전망되는 만큼 대표 주관사 혹은 공동 주관사로 이름만 올려도 실적을 꽤나 쌓을 수 있다.
 
다만 기업가치 산정과 상장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다. 현재 증권업계에선 핀테크 상장 경험을 가진 증권사는 손에 꼽힌다.
 
핀테크는 전통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생 산업이라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정하는 것도 난제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KB증권과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이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어 시장에선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KB증권은 앞서 핀테크 업체로서 시장의 화제였던 카카오뱅크(323410) (25,950원 ▼150원 -0.58%)의 대표 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금융지주 계열사로서 같은 은행업종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카카오 그룹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KB증권은 IPO 조직을 3개 팀으로 나눠 한 팀을 IT 서비스 섹터 전담 조직을 둔 점도 한몫했다. 기업가치 분석과 투자자 모집 방안 등에서도 투자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후문이다. 
 
KB증권과 함께 지난 2020년 카카오페이 상장을 주관한 삼성증권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당시 삼성증권은 KB증권과 함께 대표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이후 KB증권이 카카오뱅크의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삼성증권이 국내 증권사로서는 유일하게 카카오페이 단독주관사가 됐고 핀테크 업체 상장이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삼성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비교기업으로 미국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과 스퀘어, 브라질 핀테크업체 파그세구로 등 3곳을 선정했다. 삼성증권은 '성장률조정 기업가치대비 매출(EV/Sales)'이라는 방식을 통해 카카오페이의 적정 기업가치와 공모가를 산정했다. 세 업체의 평균값인 44.7배에서 할인율 48.49%~21.51%이 적용돼 카카오페이의 희망공모가범위는 주당 6만3000원에서 9만6000원을 설정했다.
 
아직까지는 적자 기업 토스, "시장 설득은 과제" 
 
IPO 시장의 대어라 평가받는 토스지만 매출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첫 상장 추진 당시 불거졌던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선 핀테크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측정, 평가해 기업 성장성과 가치를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실제로 토스는 출범 첫해인 2016년 226억 원 적자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771억 원 △2018년 1832억 원 △2019년 3000억 원 △2020년 910억 원 △2021년 2212억 원 △2022년 3841억 원으로 누적 적자가 1조 2783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23년 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만 1825억 원이다.
 
적자 이유는 은행과 증권을 제외한 계열사 실적 부진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IT와 연계된 신사업에 진출했지만 대부분 레드오션으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단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토스페이먼츠(온라인 결제)는 689억원을 비롯해 블리츠패스트(기타금융업)은 646억원, 브이씨엔씨(타다 운영사)은 148억원, 토스플레이스(매장 단말기결제서비스)는 154억원, 토스인슈어런스(약 107억원) 등 자회사 12곳 중 8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용자 증가세와 주력 계열사 흑자 전환은 청신호다. 토스 월간활성화이용자(MAU)수는 지난 12월 기준 1530만 명을 넘었다. 누적 송금액 약 423조 원과 누적 계좌 등록 수 1억6000만 좌, 누적 카드 등록 수 5800만 개 등의 실적도 쌓았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공모주 흥행 성공으로 토스도 자신감을 되찾아 상장을 재추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실 핀테크 산업의 경우 아직까진 이렇다 할만한 트랙 레코드가 없어 상장 주관사로 참여하려는 증권사 입장에선 기업과 시장의 요구를 중재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