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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뭉칫돈 쏟아진 IPO시장…재상장 움직임에 증권업계 '들썩'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18: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업공개(IPO) 흥행 행진이 올해 연초에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진행된 4곳의 일반청약에선 모두 3자릿수 이상의 경쟁률과 조단위 청약증거금이 몰렸다. 상장을 미뤘던 유력기업들도 다시 주관사 선정과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던 파두사태 후폭풍에 따른 IPO 규제 강화로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가 전망되기도 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IB토마토)
 
조단위 '뭉칫돈' 쏟아진 IPO 시장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개 회사가 동시에 일반 공모에 나선 지난 14일 무려 7조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이 모였다. 올해 첫 조단위급 기업부터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1000억원 이하 중소형주까지 네자리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4일에서 15일까지 양일간 진행된 에이피알(APR)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서 청약증거금은 13조9125억원으로 집계됐다. 78만8000여 건의 청약이 들어왔고, 경쟁률은 1112.5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에이피알은 올해 첫 시가총액 조단위급 IPO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3718억원, 6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인 20만원을 넘어선 25만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대형주뿐만 아니라 중소형주에도 IPO 흥행은 이어졌다. 주사전자현미경(SEM) 전문기업 코셈은 지난 14일까지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251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42만2268건의 청약이 접수됐으며, 청약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3조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906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주관사는 키움증권(039490) (94,000원 ▲200원 +0.21%)이다.
 
이외에 케이웨더도 일반청약에서 1988.83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증거금으론 약 1조7400억원이 모였다.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첫 IPO 대표 주관을 맡은 이에이트도 지난 14일까지 진행된 일반청약에서 381.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약 1조767억원으로 집계됐고 청약 건수는 15만4233건에 달했다.  
 
(사진=케이뱅크)
 
IPO 재도전 나선 기업들
 
최근 이어진 IPO 시장 활황으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상장 계획을 철회한 기업들의 IPO 재도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4일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송부했다. 앞서 지난 2022년 케이뱅크는 IPO 대표 주관사로 국내 증권사로서는 NH투자증권(005940) (10,540원 ▼50원 -0.47%)을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을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해 9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순항하던 상장은 다음달 레고랜드 발 금융위기와 국내외 주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뤄졌다.
 
케이뱅크의 상장 주관사 재선정에 미래에셋증권(006800) (7,440원 ▲110원 +1.48%),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유력 증권사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IPO가 미뤄지는 경우에도 기존 대표 주관사가 이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주요 경쟁사가 불참한 상황에서 케이뱅크와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NH투자증권이 이번에도 대표 주관한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유니콘 기업뿐 아니라 자금 마련이 절실한 대기업 계열사들 상장도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올리브영과 SSG닷컴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선정돼 시장의 기대를 낳았다. 하지만 연이어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하지만 올리브영이 지난해 12월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이 19억9600만원 수준에 그쳐 상장 전 과징금 리스크가 일단락됐고 SSG닷컴의 경우 최근 모기업인 이마트가 사상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사업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가 절실해졌다. 이에 따라 시장의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기업들의 상장 이유가 명확해진 만큼 해당 기업들의 IPO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공모주 열풍이 올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라며 "실제 연초 진행된 건들에서 흥행이 이어지고 있고 현재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공모주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깐깐해진 IPO 규정…시장 양극화 전망
 
활황을 이어가고 있는 IPO 시장이지만 파두 사태 이후 더욱 깐깐해진 IPO 관련 규제는 시장 참여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서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 여파로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은 IPO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 강화에 나섰다.
 
IPO 기업들은 감사받은 최근 분기 다음 달부터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일 직전 월까지의 매월 잠정 매출액과 영업손익을 투자위험요소에 기재해야 한다. 또한 잠정실적이라는 사실, 그리고 향후 확정 실적과의 차이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증권신고서 최초 제출 이후 상장 전까지 회사의 재무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업환경 변동 전망에 대해서도 적어야 하며 한번 제출한 뒤에도 실적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 효력발생일이 최초 제출일 다음달에 도래하는 경우엔 효력발생일 전월의 잠정실적을 추가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실제 이와 같은 규제안 강화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노르마, 피노바이오, 하이센스바이오, 옵토레인, 코루파마 등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기업 5곳이 심사 신청 철회 결정을 내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전 투자를 진행한 중소형 기업에서 상장 철회를 밝힌 기업들이 있었다”라며 “중소형 기업의 경우 매 분기 실적 취합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에서 매월 상세한 자료를 준비하는 비용과 과정이 부담요소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달리 중소형기업의 경우 IPO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사업자금을 확보하고, 기업 성장 후 IPO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