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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첨단 패키징 사활…삼성, 8월 천안에 장비 반입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 (72,800원 ▼700원 -0.96%)가 첨단 패키징 라인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천안사업장 생산라인2(C2) 본격 가동을 위해 올해 8월부터 패키징 장비를 반입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천안사업장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패키징 분야 세계 1위 도약을 위해 증설을 진행 중인 곳이자, 오래전부터 HBM 양산 패키징 라인으로 낙점한 곳입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후공정 장비를 담당하는 협력사들은 당초 공급 일정보다 2개월가량 연기된 8월에 장비를 최종 공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들이 4~6월에 공급 예정이던 후공정 장비들을 삼성 요청으로 8월로 늦췄다”고 말했습니다.
 
‘패키징’은 전공정을 끝낸 웨이퍼(반도체 원재료)를 반도체 모양으로 자르거나 배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업계에서는 후공정이라고도 부릅니다.
 
특히 최근 반도체 미세화 공정이 기술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집적도를 통한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이는 대신, 하나의 반도체 기판에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 데이트 레이트5(DDR5) 등 여러 개 칩을 효율적으로 담아내 성능을 높이는 첨단 패키징 기술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첨단 패키징 역할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전공정은 비어있는 웨이퍼를 반도체 칩으로 채우는 단계를 말합니다.
 
C2는 기존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라인으로 썼던 곳인데 회사가 LCD 사업을 철수하면서 양수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가 패키징 라인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패널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지난 2022년 LCD 사업을 철수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3년 11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사업장 내 삼성디스플레이가 소유한 건물과 기계장치를 양도받는 양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2월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사진=삼성전자)
 
 
이후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장비를 모두 철거하고 첨단 패키징 라인에 맞는 배관 시설을 설치하는 등 리모델링 작업을 해왔습니다. 생산 시설을 갖추는 작업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장비 반입이 시작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는 모든 장비를 들여오는 등 세팅이 끝나는 시점을 11월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첨단 패키징 공정을 활용한 HBM이 본격 양산될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장비들이 일률적으로 한 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비 세팅은 한두 달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천안사업장을 ‘첨단 패키징’의 심장부로 두고 이곳에서 첨단 패키징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첨단 패키징 기술력은 대만 TSMC가 선두에 있는데 삼성전자는 최근 TSMC 출신 엔지니어 린준청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첨단 패키징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패키징 기술을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작년 2월 새해 경영행보로 천안사업장을 찾았습니다. 이 회장은 천안사업장에서 HBM, WMP(Wafer Level Package)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살폈습니다.
 
첨단 패키징에 사활을 거는 건 AI 칩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 HBM에서 첨단 패키징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앞으로는 고용량·고적층 패키징 기술이 HBM 기술력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입니다. 업계는 HBM 6세대인 ‘HBM4’부터는 첨단 패키징 공정을 활용해야지만 HBM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SK하이닉스(000660) (131,200원 ▲200원 +0.15%)도 HBM4부터는 TSCM와 협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협력 없이 자체적으로 첨단 패키징 기술력을 키워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해석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올해 전세계 HBM 매출이 140억달러로 전년(55억달러) 대비 150% 이상 급등하고, 2029년에는 3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천안사업장 C1, C2, C5 등이 회사가 쓰는 라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