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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실효성 못 거두는 '괴리율 공시제'
주가 뻥튀기를 잡겠다며 금융당국이 내놓은 ‘괴리율 공시제’가 시행 후 한달이 지났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괴리율은 오히려 도입 이전보다 높아져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 9월1일에 도입한 ‘괴리율 공시제’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를 증권사 종목 리포트에 공시해야 하는 제도다. 목표주가를 합리적으로 추정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목표주가 수준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취지와는 달리 괴리율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상장사 296곳의 주가 괴리율을 보면 도입전인 8월28일에는 27.82%를 기록했지만, 한달 뒤인 9월28일에는 33.37%로 치솟았다. 이는 괴리율 공시제도가 도입됐음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주가 산정 방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증권사와의 괴리율 공시제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없어 보인다. 도입 당시 금융당국은 이미 사전에 업계와 협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괴리율 산정에 있어 평균 주가와 최고 주가를 비교하는 2가지 방식이 있어 오히려 애널리스트에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하지만 괴리율 공시제를 바라보는 애널리스트들의 입장은 달랐다. 실제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괴리율 공시제가 도입됐다는 이유로, 기존 기업에 대한 목표주가 산정 방식을 바꾸지 않고 있으며, 이 제도에 유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와 닿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제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주가 급등과 급락이 비일비재해 괴리율 공시제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중소형, 스몰캡에 대한 예외사항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은 괴리율이 높지만 상승 여지가 강한 종목들을 찾아 발굴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현 제도를 신경쓰게 되면 강하게 드라이브를 주기 어렵다.
 
현재는 괴리율이 크지 않아 스몰캡 애널리스트의 업무에 영향을 주고 있진 않다. 하지만 심한 변동성으로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업무가 크게 위축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가뜩이나 인원이 적은 스몰캡 담당을 애널리스트들이 꺼려하게 되는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괴리율 공시제가 도입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금융당국과 증권가의 지속적인 소통은 부족해 보인다.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 하에 애널리스트와의 소통은 단절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금융당국의 재고가 필요하다.
 
신항섭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