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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 대응…부동산 정리 나선 생보업계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생명(032830) (70,400원 ▲100원 +0.14%)한화생명(088350) (2,670원 ▼10원 -0.37%), 교보생명에 이어 현대라이프생명도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의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1관을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최근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해 자문사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했다. 오는 5월까지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캐피탈 사옥은 총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는데, 2·3관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공공으로 소유하고 있고, 과거 기아자동차 사옥으로 사용됐던 1관은 2001년 현대캐피탈이 인수했다가 2013년 현대라이프가 사들였다. 현재는 현대카드·캐피탈이 건물을 임차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1관 매각가는 16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라이프가 건물을 매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2021년 예정된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IFRS17은 자산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는데, 부동산의 경우 시가 변동성이 커 감가상각에 따른 자산 저평가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아직 매각이 결정된 건 아니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건물은 감가상각이 커 IFRS17 도입 때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게 이득이라는 업계의 흐름에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밑돈 점, 2012년 이후 5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로 대규모 점포·인력 정리를 진행 중인 점도 이번 자산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라이프는 자산 매각과 별도로 지난해 11월부터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힘쓰고 있다.
 
현대라이프에 앞서선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교보생명도 부동산 자산을 매각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6년 1월 부영그룹에 태평로 사옥을 5000억원대에 매각했고 종로구 수송타워, 동여의도 빌딩, 강남 메트로빌딩, 역삼빌딩 등도 매각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6년부터 천안·강동·안양·성남·목포 등의 사옥 5곳을 593억원에 정리했고, 한화생명도 지난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사옥을 373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IFRS17 도입은 보험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지만 보다 타격이 큰 쪽은 생보업계다. 그동안 자본 확충을 목적으로 판매를 확대해왔던 저축성 보험이 회계상 부채를 늘려 RBC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채에 준하는 현금 유동성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생보업계의 부동산 매각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의 건물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016년 부영그룹(왼쪽)에 매각된 당시 삼성생명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