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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즉시연금 사태에 한화생명 지분매각 난항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한화생명 지분과 관련해 최적의 매각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한화생명 지분 10%를 최대한 비싸게 매각해야하지만 최근 한화생명 주가가 즉시연금 사태·실적하락으로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예보가 그간 사외이사 추천을 통해 한화생명 경영에 간여해온 만큼 일부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21일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현재 한화생명 주가가 액면가(5000원) 이하인 상태로 매각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각 시점과 관련해) 주가 추이와 투자수요 등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보는 외환위기 당시 한화생명의 전신인 대한생명에 총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다. 이후 예보는 한화생명 상장 때 24.75% 지분을 취득한 뒤, 2015년 지분 9.5%, 지난해 11월 지분 2.5%를 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현재 예보는 10%(8685만3000주)의 지분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지금껏 예보는 한화생명 지분매각을 통해 총 2조4729억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나머지 1조771억원도 곧 한화생명으로부터 회수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적어도 손해를 입지 않고 남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지분 10%를 주당 12400원으로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11월에도 예보는 지분 2.5%를 주당 1만1000대에 매각해야했지만 7300원대에 매각하는데 그쳤다. 주당 3700원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한화생명의 주가가 더 올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한화생명의 주가는 내리 하향세다. 올해 초(1월 2일) 종가기준만 하더라도 6850원대였다. 지난 5월에 6000원대의 벽이 허물어졌고, 지난달부터 4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20일 종가기준은 4840원이다. 예보가 지난해 지분을 주당 7300원대에 매각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주당 거래액이 7000원대 이상으로 올라야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의 주가 하향세는 실적하락 및 즉시연금 사태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한화생명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1% 줄었다. 여기에 즉시연금 미지급금 관련 익스포저도 850억원으로 추산됐다. 앞서 한화생명은 금융감독원이 만금환급형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일괄지급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법적 소송을 택했다.
 
사외이사 추천권을 통해 경영에 간여해온 예보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예보는 주주계약 당시 10%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 사외이사 추천권을 제공한다는 조항을 넣은 바 있다. 이에 따라 2016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박태준 예보 보험정책부장이 한화생명 사외이사로 참여했다.
 
예보 관계자는 "지난해 7300원에 매각한 것은 당시 매각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향후 매각이 힘들다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