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선점하기 위한 판이 커지고 있다. 당초 네이버 등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불참으로 관심이 시들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덮고 주요 금융지주사 간 경쟁 구도가 짜여 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에서도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이후 추가 인가를 제한하기로 하면서 흥행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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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 기업은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혁신의 주체가 되기 위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마련하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나금융은 지난해 10월 ‘디지털대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선포한 데 이어 글로벌 디지털 금융시장선도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승자는 변화의 수용자가 아닌 변화의 주도자”라며 “혁신 성장과 포용 성장을 주도하며 이종업종 간의 융합기술과 시너지를 통해 고객 혜택을 극대화 하겠다”고 피력했다.
SK텔레콤은 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ICT 기술과 금융 서비스를 융합해 기존에 고객들이 겪었던 금융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고객편익을 극대화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의 참여도 눈에 띈다. 당초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이 교보생명, SBI홀딩스 등과 별도의 컨소시엄을 만들어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하나금융과 손을 잡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 컨소시엄 양강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컨소시엄은 금융과 IT, 핀테크 등 다양한 파트너사의 참여를 통해 신개념 융합기술의 구현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대주주는 키움증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상 혁신 ICT 기업 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존에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역시 각각 우리은행(지분 13.8%)과 한국투자증권(지분 58%)이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밖에 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지분은 10%며, KT(10%)의 경우 케이뱅크 대주주가 되기 위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문을 남겨 놓고 있다.
신한지주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전면에 내세워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1일 신한지주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잡고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추진을 위한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신한지주는 금융그룹으로서 가진 금융부문의 노하우와 안정성, 자금력에 토스가 가진 혁신성, 창의성을 더해 ‘혁신적, 포용적’ 모델의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또 예비인가를 위한 추진단을 발족해 컨소시엄 구성 및 참여사의 지분율, 자본금 규모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앞선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내 금융시장을 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신한금융은 토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의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그간 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금융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확대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와 인터파크 등 대형 ICT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발을 뺀 상태에서 ICT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혁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전라북도 군산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신규인가에 인터넷은행을 최대 두 곳을 인가할 계획”이라며 “이번 제3인터넷은행 신규인가 심의를 거치면 당분간 신규인가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목적은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개정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이외에도 규제를 합리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내달 26일~27일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고 오는 5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