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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비은행 키운다…연초부터 인수합병에 들썩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연초부터 비(非)은행 계열사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 은행에 집중됐던 금융 포트폴리오를 비은행 부문으로 확대해 금융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주사별 셈법은 다양한 모습이다.
 
사진/뉴스토마토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316140) (12,940원 0원 0.00%)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은 캐피탈과 카드,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금융당국이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도입해 대출이자 인하를 유도하기로 한데다 기존 예대마진 등으로 수익을 내던 은행 중심의 경영 체제가 더 이상 견고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먼저 타겟이 된 것은 롯데그룹 매물이다. 작년 말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매물로 내놨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카드 인수전에는 하나금융지주(086790) (41,650원 ▼450원 -1.08%)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앞서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 숏리스트로 하나금융을 비롯해 한화그룹, MBK파트너스, IMM PE 등 5곳을 선정했다. 롯데는 하나금융 등 숏리스트 기업을 대상으로 실사를 실시한 후 오는 4월 중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하나카드는 업계 중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작년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8.92%로 롯데카드(9.57%)와 합칠 경우 18.49%가 된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는 신한카드로 22.7%를 차지하고 있으며 KB국민카드는 18.3%로 2위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롯데카드 인수시 단숨에 2위로 도약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수익성도 창출 할 수 있다.
 
김정태 회장 역시 취임 당시 “2025년까지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을 그룹 전체 3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에 인수되면 중장기적으로 하나카드와의 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것”이라며 “롯데카드 채권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나금융도 하나카드 수익기반을 보강하기 위해 인수 의지가 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전략으로 국내 M&A 등 핵심 사업영역의 ‘지속적인 확장(Expansion of the territory)’을 제시했던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지주는 롯데캐피탈을 점찍었다. 다만 롯데 측이 캐피탈 매각을 잠정 보류하기로 하면서 인수 작업도 멈춰졌다.
 
다만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전략적 M&A를 추진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다지겠다”고 밝힌 만큼, 생명보험사 등 취약업종에 대한 M&A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시아신탁과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지주는 당분간 오렌지라이프의 남은 지분( 40.85%) 확보와 화학적 결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한지주는 롯데캐피탈과 하이자산운용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과 자본 확충은 꾸준히 추진하는 모습이다.
 
앞서 신한지주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IMM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상대로 7500억원(약 1750만주) 규모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신한지주는 남은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와 비은행 부문 M&A 등 신성장 기회 확보를 위한 자본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함께 신한지주는 이달 중 아시아신탁 자회사 편입 심사 서류도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초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본비율 문제로 대규모 M&A는 어렵지만 규모가 작은 부문부터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역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비은행 부문이 많이 약한 만큼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라며 “처음 1년간은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부터 인수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번째 타겟으로 우리금융은 하이자산운용 인수전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18일 우리금융은 하이자산운용 예비입찰에서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하이투자증권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은 작년 9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DGB금융의 손자회사가 됐다.
 
DGB금융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이달 중 3~5개의 숏리스트를 선정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각 그룹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비은행 부문을 보강하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