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수년 전부터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업황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주요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수익에 보다 치중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전년 대비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1년 만에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되찾은
신한지주(055550) (37,050원 ▼100원 -0.27%)(신한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비중(연결조정 전 기준)은 지난 2017년 44.2%에서 작년 31.4%로 줄었다. 신한금융 비은행부문의 당기순이익 기여도는 최근 5년간 지난 2016년(34.8%)을 제외하고 최소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급감했다.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34.2%, 34.4%였던
KB금융(105560) (51,500원 ▼600원 -1.16%)지주의 비은행 부문 비중도 작년 31.3%로 하락했다. KB금융의 경우 작년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2243억원을 기록했지만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비은행 비중 확대에 실패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주요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을 늘리지 못했던 이유로 비은행 부문 업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반면 은행 부문의 경우 높은 대출 수요로 이자수익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작년 이자이익은 27조2773억원으로 전년보다 10.5%(2조5953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금융지주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외쳐왔지만 비은행 부문보다 은행권 실적을 늘리기 유리한 환경이 지속됐다"며 "비은행 부문 비중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은행 비중을 낮출 수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강화된 대출 규제 등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더 힘쓰는 모습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부문 비중을 30~40%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금융지주마다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이유 중 하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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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