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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배타적사용권 획득 감소세…비용 부담에 실효성 떨어져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반짝 증가세를 보이던 보험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가 최근들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위해 비용을 투자할 요인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4일 생명·손해보험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험사들이 지난해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18건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2017년(33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는 KB손해보험과 농협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3곳만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생명보험업계는 올해 한 곳도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지 않았다.
 
배타적사용권은 지난 2001년 12월 보험사 간 '상품 베끼기'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를 위해 창의적인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3개월~12개월) 해당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할 권리를 부여했다. 사용권이 인정된 기간 다른 보험사들은 같은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이에 보험사들은 최근 몇년간 배타적사용권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며 경쟁적으로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열을 올렸다. 금융당국도 2015년 보험사의 상품 개발 자율화를 장려하면서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에 불이 붙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기존에 보험상품 사전신고제를 폐지하고 사후보고제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15년까지 매년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는 2016년에 15건, 2017년 33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보험시장이 악화되면서 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도 시들해지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해 마케팅에 활용해도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5800억원(7.4%) 7조2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익성 지표 역시 악화됐다.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전체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64%, 6.63%로 1년 전보다 각각 0.09%포인트, 1.04%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 총자산은 1155조6172억원으로 45조5854억원(4.1%) 증가했다.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더라도 타 보험상품과 크게 차별화가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배타적사용권이 보험업권의 특허로 불릴 만큼 새로움과 기술적인 요건이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비슷한 상품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배타적사용권을 따낸 유병자보험이나 한방보험 등이 베끼기 표적이 됐다. 손보협에서 배타적사용권을 따면 생보까지 적용되지 않는 것을 악용해 교차 베끼기까지 등장했다.
 
보장기간 역시 지난 2015년 1년으로 늘었지만 대다수의 상품은 3~6개월 보장만 받고 있다. 현재까지 생손보 상품 중 1년의 배타적사용권을 보장받은 상품은 전무하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보험사들이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을 벌여왔지만 실적을 보면 실효성이 크게 없다는 것이 나타났다"며 "생보사의 경우 IFRS17 도입을 준비하면서 사업비용을 감축해야 하는데 실효성이 없는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위해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품도 타사 상품과 차별성이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년간 과열양상을 보이던 보험업계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이 최근들어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왼쪽부터)DB손해보험과 농협손해보험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광고.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